독일의 수요응답형 버스

몇 년전부터 독일과 유럽의 일부 도시에서는 On-demand-Bus 혹은 On-demand-Shuttle이라는 이름하에 수요응답형 대중교통이 시도되고 있다. 아직 완전히 대중교통의 일환으로 자리잡았다고 할 수는 없지만 새로운 대중교통 수단으로 자리잡을 수 있는 중요한 기로에 서 있는 시점이기에 이번 글에서는 독일의 수요응답형 대중교통에 대해서 살펴보고자 한다.

이 글을 버스교통 2023 겨울호에 기고한 내용입니다.

  1. 독일의 DRT 운영현황

독일과 유럽에서는 2018년 즈음부터 수요응답형 대중교통(DRT)에 대한 시도가 있었다. 시범사업의 형태로 시작되어 계속 유지되거나 중단되는 등의 과정을 거치며 대중교통의 새로운 패러다임이 될 수 있을지 검증되고 있다.

2021년 마침내 독일 여객운수사업법(Personenbeförderungsgesetz, PBefG)이 개정이 되면서 DRT가 대중교통으로 정식 서비스를 할 수 있는 법적인 기틀이 마련되게 된다. 독일은 PBefG(여객운수사업법) 44조와 50조를 통해 수요응답형 노선버스와 수요응답형 운송서비스에 대해서 규정하고 있다.

 

* 독일 DRT 현황 (2023년 1월 기준)

    • 노선버스로 분류되는 DRT와 승합서비스의 DRT를 법적으로 구분함
    • 80개가 넘는 DRT 프로젝트가 지역 대중교통에 포함되어 서비스 중
    • 그 중 47%가 농어촌지역에서 운영 중
    • 약 400여대의 차량
    • 각 지역별 대중교통 요금에 포함됨(기본요금, 혹은 기본요금+호출비)
    • 스마트폰 어플로 승하차 위치 신청 가능

 

현재 독일 전국의 많은 도시들, 그리고 농어촌지역에서 On-Demand-Verkehr(수요응답형 대중교통) 서비스라는 명목으로 시행되고 있는 프로젝트들 중에서 노르트라인 베스트팔렌 주에서 시행되고 있는 서비스들을 표로 정리해 보았다.

브랜드명

도시명

운송회사

서비스 개시일

myBus

두이스부르크

DVG

2017년 10월

SWCAR

크레펠트

SWK

2019년 8월

meinAnton

빌레펠트

moBiel

2019년 10월

Revierflitzer

오버하우젠

STOAG

2020년 6월

Hol mich! App

부퍼탈

WSW mobil

2020년 10월

Isi

쾰른

KVB

2020년 12월

Shuttle-Holt dich ab

규터슬로

Stadtwerke Gütersloh

2020년 12월

Bussi

에센

Ruhrbahn

2021년 5월

Flexy

뒤셀도르프

Rheinbahn AG

2023년 3월

Op Jück

묀헨글라드바흐

NEW AG

2023년 4월

(표: 독일 노르트라인 베스트팔렌 주 도시권역에서 서비스중인 DRT 현황)

 

수요응답형 대중교통은 도시권역보다 농어촌지역이 더 많이 필요하고 더 요긴하게 활용될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는데, 노르트라인 베스트팔렌 주에 속한 농어촌지역에서도 LOOP, G-Mobil, HELMO, HOLIBRI, Rhesi, monti, Hüpper, efi 등의 서비스가 시행되고 있다.

(차트: 독일 DRT 서비스 등록현황, 2019년 1월 ~ 2023년 1월 기준, 출처: VDV)

 

 

  1. DRT 운영의 주체와 역할

독일에서 시행중인 대부분의 DRT 서비스는 여객운수사업법 44조의 영향을 받는 수요응답형 노선버스 서비스가 주를 이루고 있다. 따라서 Aufgabenträger라고 불리우는 노선운영권자들이 DRT의 운영도 맡게 된다. 독일 대중교통을 소개하면서 Aufgabenträger에 대해 설명했는데 지방자치단체가 Aufgabenträger인 경우도 있고, 혹은 지역 교통연합회나 요금연합회가 노선운영권자인 경우도 많기 때문에 각 지역별 연합회 또는 지자체가 노선버스를 운영하듯 DRT 서비스도 같이 운영하고 있다.

항목

노선버스

수요응답형

노선버스
(DRT-노선)

수요응답형

교통서비스
(DRT-승용)

여객자동차운수사업법

제 42 조

제 44 조

제 50 조

요청에 의한 서비스

X

O

O

정해전 정류장 없는 지역 범위 서비스

X

O

O

승하차

버스정류장

정해진 위치
(가장 정류장)

고객이 원하는 장소

정해진 운행시간표

O

X

X

차량 종류

제한없음

제한없음
(주로 미니버스)

승용차

운수사업 및 면허

O

O

X

사전 규정된 요금제 혹은 대중교통 요금제

O

O

O

교통약자이동권 보장 필수여부

O

O

X

부가세 면제 혹은 감면

O

O

X

해당 지역 대중교통 계획에 의한 요구사항 반영

O

O

X

운송서비스 지역에 대한 위치 제한

X

X

O

(표: 운송형태 별 차이점 비교 / 이 글에서는 편의상 DRT-노선과 DRT-승용으로 구분함)

 

수요응답형 노선버스(DRT-노선)의 경우 대부분 기존 노선버스 운영권자가 서비스 주체이기 때문에 노선버스와 거의 동일한 형태로 운영을 하게 되는데, 다만 정해진 버스정류장이 아닌 미리 설정된 가상의 정류장에서도 승하차를 할 수 있고 정해진 운행시간표가 없다는 것이 기존의 노선버스와 차별점이라고 할 수 있겠다.

노선버스 사업자외에 일반 사업자들이 면허를 취득하여 서비스할 수 있는 수요응답형 교통서비스(DRT-승용)의 경우는 노선버스 및 택시사업자와의 출혈경쟁을 방지하기 위해서 운송서비스를 실시할 수 있는 지역범위를 회사가 위치한 읍면 등의 자치지구내로만 제약을 받는다.

 

* 서비스 제공 시간

노선버스 운행이 적은 시간대에 주로 DRT(수요응답형 노선버스)의 호출량이 증가하는 경향이 뚜렷하다. 따라서 야간 혹은 주말, 공휴일 등에도 수요응답형 노선버스가 서비스되고 있으며 이러한 시간대에 DRT가 잘 운영될 수 있도록 하는 것이 서비스 품질을 가늠하는 중요한 잣대가 되고 있다.

호출앱으로 부르면 바로 달려오는 DRT-승용 서비스와 달리 DRT-노선 서비스의 경우는 최소 30분~1시간 전에 고객이 예약을 해야 배차가 된다. 이는 공차거리를 최대한 줄이고 한 번 배차에 최대한 여러명을 묶어서 운행하여 운영의 효율도 높이려는 것이다.

 

* 교통약자 이동권 보장 및 차량제한

독일 여객자동차운수사업법 및 교통약자이동편의보장법에 의거, 일반적인 노선버스와 수요응답형 노선버스 서비스(DRT-노선)의 경우 반드시 교통약자 이동권을 보장해야 하므로 반드시 휠체어램프가 장착된 저상버스를 사용하거나 혹은 휠체어 리프트가 장착된 차량을 사용해야 한다. 따라서 작은 사이즈의 미니버스 혹은 소형 밴의 경우에도  휠체어가 탑승 가능하도록 개조된 차량이 사용되고 있다.


(사진: DRT-노선버스의 경우 차종 상관없이 반드시 휠체어 탑승이 가능해야 한다. ⓒ최원호)

자가용으로 운행이 가능한 수요응답형 교통서비스(DRT-승용)의 경우에는 차량이 승용차량(3.5톤 미만 / 최대 8인승)으로만 제한이 되어 노선버스 DRT 서비스와 차별을 두고 있다. 이 경우 휠체어 램프는 선택사항이다.

 

* 승하차 위치

노선버스가 버스정류장에만 정차하는 것과 달리 DRT는 버스정류장 이외에도 승하차가 가능하다. DRT-노선 서비스의 경우에는 버스정류장 이외에도 사전에 미리 규정한 가상의 승하차 포인트를 미리 정해 놓고 해당 승하차 포인트에서도 승하차가 가능하다. DRT-승용 서비스의 경우에는 사전 설정된 포인트 없이 고객이 직접 원하는 위치에서 승하차가 가능하다.

 

  • DRT 입찰과 운영

노선운영권자(Aufgabenträger)인 지자체 혹은 지역 교통연합회(혹은 요금연합회)는 자신이 관할하는 지역의 DRT를 운영 할 운수회사를 선정할 수 있다. 실제 서비스는 입찰을 따낸 운수회사 혹은 해당 운수회사의 하청업체에 의해 운행된다.

입찰시에는 다음과 같은 사항을 중요하게 볼 수 있는데,

  • 백엔드 소프트웨어(풀링시스템, 일정관리, 정산, 청구, 통계 등)
  • 프런트엔드 소프트웨어(버스드라이버 앱, 고객 앱 등)
  • 결제서비스
  • 차량 및 차량관리
  • 버스 드라이버 운영 및 관리
  • 운영관리
  • 고객지원
  • 마케팅

이런 여러 사항들을 고려하여 경쟁에 의한 입찰을 통해 사업자를 선정하며, 경쟁이 없는 단독입찰인 경우 의무공개입찰에 대한 EU 규정에 위반이 되는 사항이 없는지 확인하여 선정한다.

 

  1. DRT 운송비용/수입, 재정지원

DRT-승용 서비스의 경우에는 사업자가 정하는 기준으로 요금을 설정하기 때문에 이 글에서는 DRT-노선 서비스에 대해서만 운송비용 및 수입관련 내용을 다루도록 하겠다.

대중교통-노선버스 카테고리로 포함되는 수요응답형 노선버스(DRT-노선)의 경우는 해당 지역이 위치한 지역의 대중교통 요금제도를 그대로 따른다. 별도의 추가요금 없이 대중교통 정기권으로 이용가능한 지역이 전체 DRT서비스 중에 약 40%를 차지하고 있다. 해당 지역의 대중교통 요금을 그대로 따르면서 추가수수료를 징수하는 DRT 서비스 비율이 24%이며 DRT 전용 직선거리 요금제를 새로 만들어서 운영하는 곳이 26%에 달한다.

여기서 흥미로운 것이 약 40%의 DRT 서비스가 별도의 추가요금없이 운영이 되고 있다는 것인데, 시범 프로젝트로 진행되고 있는 지역들이 대부분 많기 때문에 아직까지는 추가요금 없이 파일럿 프로젝트의 일환으로 테스트되고 있는 단계라고 본다.

그 외에 이미 파일럿 프로젝트가 끝나고 정식으로 서비스되는 지역들의 경우는 대중교통 요금+추가 예약 수수료를 부과하거나 소위 e요금제 혹은 직선거리 요금제라고 불리우는 DRT 전용 요금제를 운영하고 있다.


(차트: DRT 요금제도 비교, 출처 VDV, 2019년 1월 ~ 2023년 1월 기준)

 

아래의 표에서 독일 노르트라인 베스트팔렌 주 뒤셀도르프시의 DRT 요금제 예시를 든다.

DRT 전용 요금 예시 (지역:뒤셀도르프, 2023년 11월 기준)

구분

2km

3km

4km

5km

6km

7km

8km

9km

10km

11km

일반

3,70

4,40

5,00

5,80

6,50

7,20

7,70

8,60

9,30

10,00

할인(1)

2,78

3,30

3,75

4,35

4,88

5,40

5,93

6,45

6,98

7,50

동반자(2)

1,85

2,20

2,50

2,90

3,25

3,60

3,95

4,30

4,65

5,00

동반자(3)

0,93

1,10

1,25

1,45

1,63

1,80

1,98

2,15

2,33

2,50

요금 : EUR

1: 25% 할인적용, 대중교통 정기권 사용자, 14세 이하, 장애인

2: 예약자 본인 외 2번째 동반자 할인요금

3: 예약자 본인 외에 3번째, 4번째 동반자 할인요금

  • 예약자 본인 외에 5번째 동반자 부터는 무료
  • 운행시간 : 평일 저녁 8시 ~ 새벽 2시, 주말 오전 9시 ~ 오후 2시

뒤셀도르프는 DRT 전용 요금제를 별도로 제정하고 있는데 출발지와 목적지의 직선거리를 기준으로 요금을 책정한다. 또한 대중교통 정기권을 소지한 탑승객은 25%할인을 받을 수 있으며 혼자 이용하는 것보다 동시에 여러명이 한꺼번에 이용하는 경우 할인율이 커지는 것이 특징이다.

 

그렇다면 DRT 운송수익의 정산은 어떻게 되고 있을까?

입찰을 통해 선정된 사업자가 낙찰가격으로 운송비용을 정산받는 형식이라서 외부로 공개된 가격정보는 존재하지 않는다. 다만 참고할만한 사항으로 도시권역의 경우는 2.65유로/km, 농어촌지역의 경우는 2.40유로/km의 최저 운송원가가 필요할 것으로 독일운송사업조합은 예상하고 있다. 이 기준을 참고하여 각 사업자들이 자신이 가지고 있는 인프라 및 운영능력을 조합하여 최종 입찰가격을 써내는 것이다.

 

  1. DRT 시장에 대한 정책 및 향후 전망

독일에서는 2030년까지 약 18,000여대의 DRT 차량이 운행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도시내 시내버스의 약 5%가 DRT로 대체될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으며 심야 혹은 주말시간대 편성된 시내버스의 2.5%를 DRT로 대체할 수 있다고 전망하고 있다. 농어촌지역에서는 수요가 적은 노선의 대형버스 1대를 DRT 3.5대의 차량으로 변경하여 운행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향후 수요가 증가하고 서비스가 확대될 것으로 보고 있지만 실제 운행에서 수익을 실현하기는 아직까지 경험이 부족한 것이 사실이다. DRT를 서비스하는 업체 중 일부가 적자에 허덕이다가 파산에 이르는 경우도 있어서 경험이 부족하고 신생 소규모 운영사들의 경우 경영이 쉽지 않음을 알 수 있다. 독일 및 유럽에서는 이런 일련의 과정을 겪으면서 소프트웨어를 공급하는 플랫폼 사업자와 실제 차량 운영을 전문적으로 하는 회사 등 분업화되고 있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DRT 운영권은 운수회사가 가져가고 운수회사에서 플랫폼 사업자를 선정하여 소프트웨어를 구현하고 직접 미니밴, 미니버스를 구매하여 운영하던지 하청을 주어 운행시키는 방식으로 자리잡아 나가고 있다.

 

* DRT 정부지원금

향후 운수업계의 새로운 트렌트가 될 것으로 보이는 DRT를 위해 직접 투입되는 정부지원금은 생각보다는 크지 않다. DRT 운수사가 파산을 하더라도 정부에서 지원금을 줄 수 있는 근거가 없다. 다만 독일에서는 운수회사 인프라 디지털화를 위한 지원금, 친환경버스 구입 시 받을 수 있는 지원금 등이 대표적으로 활용될 수 있는 정부지원금이라 할 수 있겠다. 또한 지방자치화법에 의해 각 지역별로 대중교통 인프라 투자에 사용할 수 있는 예산을 활용할 수 있는 방법도 적극 검토되고 있고, 에너지 가격 상승에 의한 지원금, 49유로 티켓(Deutschlandticket)의 지원금 등도 DRT 운영사에서 활용하여 운영자금을 확보하는 수단으로 사용할 수 있다.

중앙정부에서 내려오는 지원금 중에서 DRT로 서비스로 전환하여 사용할 수 있는 보조금이 부족하기 때문에 대부분의 지방자치단체에서는 시골지역 혹은 대중교통 음영지역에 대한 DRT 사업을 위해 지자체 예산관련 법령을 개정하여 DRT 서비스에 투자할 수 있도록 예산을 확보하고 있다. 시범사업이 끝난 후 지역 운수회사가 DRT 서비스를 시행하는 경우 지원금이 끊기면서 운영에 난항을 겪을 것을 우려하고 있기 때문에 지자체 별로 DRT를 지원할 수 있는 방법을 모색하고 있다.

 

지금까지의 내용들을 종합해보면 독일에서는 노선버스와 경쟁하는 DRT가 아니라 노선버스의 공백을 채우고, 노선버스의 비효율성을 개선해주는 보완책으로, 그리고 노선버스의 또 다른 한 장르로 DRT를 발전시켜 나가는 모습을 볼 수 있다. DRT가 잘 시행되고 기존의 노선버스나 택시사업자들이 피해받지 않도록 법적인 제도를 만들어 둔 점도 인상적이다. 또한 대중교통 = 교통약자라는 당연한 연결고리를 생각하는 것, 그에 맞는 차량이 개발되고 도입이 되는 것이 한국인의 입장에서는 다소 부러운 점이라 생각된다. 아직까지는 보조금 지급과 수익성에서 줄다리기를 하는 모양새인데 각 지자체별로 방법을 모색하면서 DRT를 대중교통의 한 장르로서 발전시켜 나가고 있다.

 

 

 

참고문헌

 

  1. Mobilitätsoffensive für das Land, 2023.02, Agora Verkehrswende
  2. Personenbeförderungsgesetz (PBefG), 독일여객운수사업법
  3. On-Demand-Verkehr NRW, 2023.10.13, mobil.nrw
  4. On-Demand im ÖPNV, 2022.06.20, VDV-Pressekonferenz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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