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profile_image by- 최원호
  • 03 Mar, 2022
  • 0건
  • 2,172회

[버스교통 2020 가을호] 독일버스기사의 근무형태

안녕하세요? 한국운수산업연구원이 발행하는 계간지 버스교통에 연재한 내용입니다.
난 내용에 이어서 Flexible한 노선을 운영하기 위한 독일버스기사의 근무규정에 대해 소개합니다. 본 근무 내용은 일부 회사의 근무 방식을 소개한 것으로 독일 전체로 확대하여 해석하면 안 됩니다. 독일도 회사 사정에 따라 근무 시간이나 규정에 여유가 있는 경우도 있고, 아주 타이트하게 근무를 해야 하는 경우도 있습니다. 그러므로 하나의 예로 참고하여 주시길 바랍니다. 제가 근무하는 회사는 총 차량보유대수 280여대, 총 1000여명의 직원(그 중 버스기사 약 2/3 비율)의 규모로 비스바덴 시 전체 시내버스노선 약 42개를 운영하고 있습니다.

1. 독일 법규 / 근무시간 규정
독일 노동법에서 정하기를 근로자는 일주일에 최대 48시간을 근무할 수 있습니다. 특별한 경우 최대 10시간을 근무할 수 있습니다만, 6개월 평균 48시간 근무규정을 준수해야 합니다. 따라서 근로자가 어느 날 하루 10시간을 근무했다면, 다른날 2시간 적게 일을해야 평균 8시간을 맞출 수 있겠죠.여기에 더불어 버스기사들의 근무규정은 유럽 공통의 직업운전자(버스, 트럭운전자)를 위한 운전시간 규정 VO (EG) 561/2006을 따라야 합니다.
두가지의 규정에 따라서 버스기사가 근무를 하기 때문에 우리나라의 규정에 비해서는 조금 복잡합니다.
다음의 표에서 이와 관련하여 중요한 항목만 정리하였습니다. 세부적으로는 아주 디테일하게 규정이 마련되어 있습니다. 일반규정, 예외규정, 예외 적용시 보충해야 하는 시간규정, 시내버스기사에게 적용되는 규정, 장거리 버스운전자에게 적용되는 규정 등, 여러분들이 이해하기에는 너무 어렵고 복잡하기 때문에, 일반적으로 필요한 항목만 간단하게 표에 정리를 하였습니다.

구분 규정 항목 내용
독일 노동법에 의한 규정 근무시간 일주일 평균 48시간
휴식시간 하루 6시간 ~ 9시간 근무시, 최소 30분
9시간 이상 근무시, 최소 45분
* 휴식시간은 최소 15분 이상으로 여러번 나누어서 휴식가능
유럽 공통 규정
VO (EG) 561/2006
1일 운전시간 최대 9시간 운전가능
1주일에 2일은 최대 10시간까지 운전가능
1주일 운전시간 1주일에 최대 56시간 운전가능
2주일 운전시간 2주일에 최대 90시간 운전가능
1일 휴식시간 1일 운전시간 혹은 1주일 운전시간에 이어서
24시간 범위 내에서 최소 11시간 휴식
1주일에 최대 3일은 9시간으로 휴식시간 줄일 수 있음
1일 휴식시간은 2번으로 쪼갤 수 있으며, 이 경우
24시간 이내 최소 합계 12시간 휴식해야 함.
주말 휴식시간 6번의 24시간 후 최소 45시간 주말 휴식시간 필요
운전 중 휴식시간 휴식없이 운전할 수 있는 시간은 최대 4시간 30분
이후 무조건 45분 휴식 필요
휴식시간은 15분과 30분으로 나누어서 2번 쉴 수 있지만, 운전시간 4시간 30분을 가득 채운 경우는 무조건 45분 휴식해야 함
시내버스 운전기사
휴식 규정(독일)
9인승 이상 50km 이내의 노선버스 혹은
2.8톤 ~ 3.5톤 화물차 정류장 간 평균거리 3km 이상 휴식 없이 운전가능 시간 최대 4시간 30분
휴식시간 규정:
1 * 30분 / 2 * 20분 / 3 * 15분 휴식
정류장 간 평균거리 3km 이내 1/6 규칙적용
예) 8시간 운전한다고 가정했을 때,
1일 운전시간 480시간
1/6 규칙적용 하면 80시간 휴식시간 필요

휴식 없이 운전가능 시간 최대 4시간 30분
4시간 30분 Full로 채운 경우, 무조건 45분 휴식 필요(유럽 공통 규정에 의거)
10분 이내의 시간은 휴식시간으로 인정되지 않음. 10분 이상 휴식 한 총 합계시간을 계산

운전시간 예시)

4시간 30분 운전 45분 휴식 4시간 30분 운전 기본 규정

 

2시간 운전 15분 휴식 2시간 30분
 운전 30분 휴식 4시간 30분
운전
15분과 30분 2개로 나누어진 휴식시간

 

1주 최대 56시간 45시간
주말 휴식
2주차
최대 34시간 가능 1주 최대 56시간, 2주 합계 최대 90시간 규정에 의거

규정에 위배되는 예시)

3시간 운전 45분 휴식 6시간 운전 규정 위반

우리나라에서는 교통사고시 도로교통법에 의거하여 쌍방 과실을 따지게 되지만, 독일에서는 운전 및 휴식시간까지 체크하여 경찰관이 과실을 산정하기 때문에, 피해 사고라 하더라도 버스운전자가 4시간 30분 이상 휴식없이 운전을 한 경우에는 버스운전자 과실로 될 수 있고, 그에 따른 벌금납부 및 운전면허정지까지 되는 경우가 있어서 매우 중요한 규정입니다.
운전 및 휴식시간을 어긴 경우 시간에 따라 벌금을 계산하며, 운전자와 회사 모두에게 벌금이 부과됩니다. 단속기관에서는 운전자에게 부과된 벌금의 3배를 회사에 부과합니다. 따라서 모든 버스운전자는 운전을 하면서 항상 운전시간과 휴식시간을 계산하여 규정에 맞는지 확인하면서 운전을 해야 합니다.
시내버스의 경우 규정에 맞게 배차를 계획하지만 매일매일 시내 교통상황이 다르기 때문에 예기치 않은 도로정체로 인해 종점에서 계획된 휴식시간을 지키지 못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4시간 30분까지는 휴식없이 운전을 할 수 있기에, 종점에서 계획된 휴식시간을 못채우고 다시 나오더라도 상관은 없습니다만, 최악의 경우 휴식없이 4시간 30분이 채워지게 되면 운행 도중 시내 중간 정류장에서 차를 세워두고 손님을 하차시켜야 하는 응급상황도 발생하게 됩니다.

2. 독일 버스회사의 급여체계
독일 버스회사는 각 주(우리나라의 도)단위로 버스운전자 급여가 정해져 있습니다. 이 급여체계는 하나의 주 내에서 다시 시영버스 급여와 개인회사 급여로 나뉘어집니다. 그래서 독일에서는 대도시에서 일을 하던지, 시골에서 일을 하던지 버스기사는 모두 동일한 급여와 근무조건을 보장받을 수 있습니다.
다만 주에 따라서 급여가 높은 주가 있고 낮은 주가 있는데요, 최근 독일 노동조합에서는 주 마다 다르게 책정된 급여체계를 독일 전체 하나로 통일하려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습니다.
우리나라의 경우도 지역에 따라서 버스기사 급여나 근무조건에 차이가 있다보니 특정 지역으로 버스기사들이 몰리는 경우가 있는데요, 이런 부작용을 해소하려는 움직임으로 보입니다.
현 수준에서는 시영버스와 개인회사의 근무조건까지 통일시키는 것은 어렵겠지만, 나아가서는 최종 목표가 되지 않을까 예상됩니다.

3. 시내버스 회사의 실제 운행 및 휴식시간 규정
제가 근무하는 회사는 공영버스의 형태로 운영되고 있기 때문에 다른 개인 버스회사보다는 근무여건이 좋습니다.
저는 1일 평균 8시간을 근무를 합니다. 하지만 대부분 7시간을 기준으로 조금 더 하던지 덜 근무합니다. 따라서 1일 운전시간, 1주일 운전시간, 2주일 운전시간에 모두 여유있게 근무를 하고 있습니다.
운전중 휴식시간은 시내버스에 적용되는 규정인 1/6 규칙을 적용하는데, 경우에 따라서 3*15분 / 2*20분 / 1*45분 등 다양하게 적용이 됩니다. 그날 그날 배차에 따라서 어떤 규정에 의해 휴식시간이 정해져 있는지 배차표에 같이 기록이 되어 있습니다.

1/6 규칙의 간단한 예시)

60분
운전 10분
휴식
60분
운전 10분
휴식
60분
운전 10분
휴식
60분
운전 20분
휴식
60분
운전 10분
휴식
60분
운전 10분
휴식
60분
운전 10분
휴식
60분
운전

3 * 15분 예시)

2시간 운전 15분
휴식
1시간 운전 15분
휴식
1시간 운전 15분
휴식
4시간 운전

2*20분 예시)

3시간 운전 20분
휴식
2시간 운전 20분
휴식
4시간 운전

1*45분 예시)

4시간 30분 운전 45분
휴식
4시간 운전


4. 독일버스기사 근무패턴
근무패턴의 경우는 회사마다 다르기 때문에 딱 한가지로 규정된 룰이 없습니다. 독일 노동법과 유럽 운전자규정에 맞추어 회사마다 근무패턴을 짜기 때문에 노선의 특성, 운행시간대 등에 따라 근무패턴은 천차만별이라고 말씀드릴 수 있겠습니다.
1일 3교대로 운영을 하는 버스회사도 있고 1일 5교대 시스템 혹은 6교대 시스템으로 운영하는 회사도 있습니다. 심야운행을 하지 않는 지역에서는 1일 2교대 시스템으로도 운영이 가능한 경우도 있지만 대부분의 경우는 1일 3교대 이상으로 근무를 하는 것이 독일에서는 일반적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저희 회사의 경우는 1일 6교대 시스템을 운영하고 있습니다.
새벽근무        : 새벽 4시 ~ 6시 근무시작
일반근무        : 아침 6시 ~ 8시 근무시작
오전, 오후근무    : 오전 4시간 / 오후 4시간
오후근무        : 12시 ~ 오후 2시 근무시작
저녁근무        : 오후 4시 이후 근무시작 / 밤 12시 경 근무 끝
저녁+심야근무    : 오후 늦게 시작해서 심야버스 새벽 4시까지

근무 시작시간을 5가지 혹은 6가지 패턴으로 세분화하여 배차를 효율적으로 할 수 있도록 하고 있습는데요, 독일에서는 버스기사가 1개의 노선에서만 고정적으로 운행하지 않고, 매일매일 여러 노선을 운행하는 방식으로 근무를 합니다. 이렇게 하는 이유는 노동법에 의한 근무 및 휴게시간의 준수, 유럽 운전자규정에 따른 운전 및 휴식시간을 준수하기 위해서 인데요, 규정이 복잡하다보니 근무패턴을 단순화할 수 없고, 회사 입장에서도 최적의 효율을 뽑아내야 하기 때문에 근무패턴도 다양하고 복잡하게 발전된 것으로 사료됩니다.

몇가지 배차패턴 소개
예시 1)

노선 / 순번 시간 교대장소   시간 교대장소 비 고
48 / 23 06:56 차고지 ~ 08:26 차고지 48번 노선에서 1시간 30분 운행 후 차고지로 복귀
3 / 01 09:00 중앙역
A 플랫폼
~ 09:42 통일광장
C 플랫폼
중앙역 A 정거장에 9시에 도착하는 3번 버스를
09:42까지 운행후 통일광장에서 다른 근무자에게 차량 인수인계
오전 / 오후반 근무 (잉여 시간은 근무외 시간으로 퇴근 후 오후에 다시 출근)
4 / 34 13:20 통일광장
B 플랫폼
~ 17:32 중앙역
C 플랫폼
13:20에 통일광장에 들어오는 4번 노선버스를 받아서 17:32까지 운행 후 중앙역에서 다음 근무자에게 차량 인수인계


예시 2)

노선 / 순번 시간 교대장소   시간 교대장소 비 고
27 / 01 11:06 차고지 ~ 13:27 중앙역
C 플랫폼
차고지에서 새로운 차량으로 근무를 시작
27번 노선에서 운행, 13:27에 중앙역에서 다음 근무자에게 차량 인수인계
24 / 03 13:49 통일광장
B 플랫폼
~ 16:04 통일광장
B 플랫폼
통일광장 B 정거장에 13:49에 도착하는 24번 버스를
16:04까지 운행후 통일광장에서 다른 근무자에게 차량 인수인계
4 / 22 16:18 루이즌길
A 플랫폼
~ 17:46 중앙역
C 플랫폼
16:18에 루이즌길 A정류장에 들어오는 4번 노선버스를 받아서 17:46까지 운행 후 중앙역에서 다음 근무자에게 차량 인수인계
휴식 규정 1/6 규칙
필자 추가설명:
해당 근무는 1/6 규칙을 기반으로 배차가 된 근무이며 3개의 노선버스를 운행하는 과정에 각 종점마다 10분 이상의 휴식시간이 1/6 규칙을 기반으로 정해져 있음.
만약 도로사정, 교통정체 등의 이유로 종점에서 계획된 휴식시간을 준수하지 못 할 경우 운전 및 휴식시간을 잘 계산하여 규정에 어긋나지 않도록 해야 하며, 불가피한 경우 미리 상황실에 보고 하여 운전 중 휴식시간을 보장받아야 함.

예시 3)

노선 / 순번 시간 교대장소   시간 교대장소 비 고
23 / 02 10:55 통일광장
B 플랫폼
~ 12:16 루이즌길
A 플랫폼
통일광장에 10:55에 도착하는 23번 버스를 받아서 12:16까지 운행 후 루이즌길에서 다음 근무자에게 차량 인수인계
8 / 01 13:03 중앙역
C 플랫폼
~ 18:03 중앙역
C 플랫폼
중앙역에 13:03에 도착하는 8번 버스를 받아서 18:03까지 운행후 다시 중앙역에서 다음 근무자에게 차량 인수인계
휴식 규정 2*20분
필자 추가설명:
해당 근무는 운행 중 종점에서 20분 짜리 휴식시간이 2번 계획되어 있음. 만약 도로 정체로 휴식시간 20분을 채우지 못하면 1/6 규칙 혹은 다른 규정에 적합한 지 확인하여야 함. 만약 어느 규정에도 적합하지 않는다면 최대 4시간 30분 운행 후 45분 휴식해야 함.


5. 오전 4시간, 오후 4시간 근무가 왜 필요할까?
지난 시간에 독일 시내버스의 Flexible 한 노선 운영 방식을 설명하였습니다. 임시 증차차량 및 E 노선들 그리고 스쿨버스까지 다양한 형태로 수요에 맞추어 차량을 배차한다고 설명을 드렸습니다. 이런 배차 방식은 아침 출근시간과 오후 학생들 하교시간에 집중하여 더 많은 버스들이 필요하게 됩니다. 독일의 직장인 퇴근시간은 오후 3시부터 다양하게 이루어지기 때문에 한국의 퇴근시간과는 패턴이 좀 많이 다른데요, 주로 오후 1시~4시 사이에 학생들 하교와 직장인 퇴근이 합쳐지면서 많은 수요가 발생하게 됩니다.
따라서 오전 7시~8시 사이와 오후 1시~4시 사이에 집중적으로 많은 차량이 필요하게 되는데요, 하루종일 촘촘한 배차를 유지하는 것은 비효율적이며 모든 버스기사들이 출근해서 운행하다가 비 첨두시간에 많은 휴식시간을 보내는 것은 회사 입장에서 상당히 비효율적이기 때문에 오전/오후 근무패턴을 만들어서 유연하게 대응하고 있습니다.
첨두시간엔 정비차량을 제외하고 거의 95%의 가동율을 보이지만 비 첨두시간엔 가동율이 60%까지도 떨어지기 때문에 짧은 시간에 이렇게 넓은 폭의 가동율에 대응하기 위해선 오전/오후 근무패턴이 상당히 효과적입니다.
오전 첨두시간에 3~4시간 운행 후, 비 첨두시간에 3~4시간 휴식, 다시 오후 첨두시간에 4시간 정도 근무를 하는 패턴인데요, 퇴근 했다가 다시 출근하는 방식이라서 급여에 반영되는 시간은 첨두시간에 근무를 하는 시간만 해당이 됩니다. 이 방식에 대해서 찬성과 반대의 의견이 많이 엇갈리고 있는데요, 회사 입장에서는 비용을 효율화할 수 있고, 집이 회사에서 가까운 버스기사들의 경우 충분히 휴식할 수 있어서 좋지만, 출퇴근 거리가 먼 버스기사들의 경우는 중간 시간에 집에 다녀오기엔 너무 비효율적 이라서 불만이 있는 경우도 많습니다. 이에 회사에서는 잠을 잘 수 있는 휴게소를 설치하기도 하고, 출퇴근 비용 명복으로 소정의 금액을 보너스로 지급하고 있습니다.

6. 대기근무
우리나라 운수회사에서는 대기근무라는 개념이 없었는데요, 저희 회사는 상시 대기근무자를 두고 돌발상황에 대처를 하고 있습니다. 하루 종일 대기근무를 배정받는 경우도 있고, 첨두시간에 1회 정도 운행을 한 후에, 대기근무를 하는 경우도 있습니다.
소규모 회사의 경우는 대기근무자를 배정하여 근무시키는 것이 경영상에 부담으로 작용할 수도 있습니다만, 규모가 큰 회사라면 작은 회사에 비해 돌발상황이 더 많이 발생할 수 있기 때문에 대기근무자를 두는 것이 바람직 한 것 같습니다.
대기근무자는 하루 종일 회사에서 대기를 하게 되는데요, 주요 임무는 다음과 같습니다.
일반 근무자가 갑자기 아파서 출근을 못하는 경우 대체 투입
일반 근무자가 지각을 하는 경우 대체 투입 또는 차량 미리 준비하여 대기
운행 중인 차량이 고장나서 교체가 필요한 경우, 차고지에서 정상 차량을 끌고나가 현장에서 교체 후 고장차량을 차고지에 입고
운행 중인 근무자가 규정에 정해진 운전시간을 초과할 경우로 예상될 때 대체 투입
갑작스레 학교수업이 일찍 종료되서 스쿨버스가 일찍 투입되어야 하는 경우
기타 다양한 상황에 대비

저희 회사에서는 각 근무당 보통 1~2명의 대기근무자를 배치하는데요, 오전오후근무를 제외하고 5교대 시스템이므로 여러명의 대기근무자가 상시 대기하게 됩니다.
우리나라는 차고지에서 노선이 시작되고 다시 차고지로 들어오는 방식으로 시내버스들이 운행되고 있습니다만, 독일은 대부분 차고지와 버스종점이 별개로 운영이 됩니다. 저희 회사의 경우는 차고지가 시내 중심, 중앙역 옆에 위치해 있는데, 40개 이상의 버스노선들의 종점은 모두 시 외곽에 있거나 시내 다른 곳에 있기 때문에 아침에 차고지에서 차량이 나가면 운행이 완전히 종료되어야 다시 차고지로 들어오게 됩니다.
따라서 근무 교대도 차고지에서 이루어지는 것이 아니라, 운행 도중에 손님이 타고 내리는 동안, 정류장에서 운행하던 버스기사가 내리고, 새로운 버스기사가 탑승하여 운행을 계속 이어가는 방식으로 이루어집니다.
그렇기 때문에 운행 중 고장이 나거나 차량에 이상이 있는 경우, 차고지에서 대기근무자가 차량을 끌고 나가서 현장에서 교체를 해주어야 합니다. 이러면 결행을 시키지 않고도 계속 서비스를 이어갈 수 있는 것이죠.
또한 운행 중인 근무자가 운전시간 4시간 30분을 초과할 것이 예상될 때 미리 1시간 전에 상황실에 보고하면 대기 근무자가 미리 나가서 정류장에서 해당 버스를 넘겨받아 1시간 정도 운행을 해주고 다시 원래 근무자에게 넘겨주거나, 만약 해당 차량이 시외곽 먼 곳에 있다면, 해당 근무자와 차량을 종점에 세워놓고 대기 근무자가 새로운 차량을 끌고나가서 1편도 혹은 1왕복을 대신 운행 해주기도 합니다.
이렇게 해서 다양한 돌발상황에도 불구하고 유연하게 대처할 수 있으며 안정된 운수서비스를 유지할 수 있게 됩니다.

지금까지 여러 회에 걸쳐 독일의 대중교통, 운수회사의 버스 운행 방식과 그에 대응하기 위한 근무방식 등에 대해 설명을 드렸습니다. 각 나라마다 전통과 방식이 있기 때문에 각 나라에 맞는 방식과 솔루션이 필요할 것입니다. 매일 같은 노선을 운행하고 자기 고정차량을 배정 받는 우리나라의 버스기사님들이 보시기에는, 하루에 보통 3개 노선, 3대의 차량을 번갈아 바꿔 타는 독일의 방식이 생소하고 이상하게 느껴질 수 있습니다. 또한 사업주의 입장에서 독일 방식이 효율적이라고 생각하실 수도 있고 다른 한편으로는 우리나라에는 적용하기 어렵다고 느껴질 수도 있습니다.
핵심은 효율적으로 노선을 운영하고 유지하는데에 있습니다. 버스기사들도 무리하게 운행을 요구받지 않고 법으로 정해진 휴식시간을 보장받기 때문에 회사의 규정과 방침에 충분히 수긍하고 수용할 수 있는 분위기가 되는 것 같습니다.
 

0 Comments

댓글목록

등록된 댓글이 없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