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profile_image by- 최원호
  • 03 Mar, 2022
  • 1건
  • 4,272회

[버스교통 2021 여름호] 유럽 버스제작 표준에 관하여

안녕하세요? 최원호의 독일버스이야기, 이번에는 독일을 비롯한 유럽의 버스제작표준에 대하여 살펴보겠습니다. 흔히 우리나라 버스제작규정을 이야기할 때 갈라파고스 같다는 이야기를 많이 합니다. 국내 버스제작 기준이 가까운 일본이나 중국과도 같지 않고 고유의 제작규정을 적용하고 있어서 그렇게 불리게 된 것이죠. 반대로 일본의 상황도 우리와 비슷해서 일본 버스시장도 상당히 특이한 점이 많습니다.
자국의 버스시장을 보호하기 위해서 자체 규정을 두어 수입을 어렵게 제한하는 것이 나쁘다고만 할 수는 없지만, 반대로 국내에서 생산된 버스들을 수출할 수 있는 지역이 제한된다는 점에서는 결국 수출경쟁력의 약화로 이어지게 되므로 세계적 수준의 자동차제작사룰 두고 있는 우리나라 입장에선 득보다 실이 되는게 더 많지는 않은지 따져볼 필요가 있다고 생각됩니다.
그래서 이번 시간에는 유럽의 버스 표준 제작규정을 살펴보고 우리가 참고할  것이 있는지 살펴보는 시간을 갖고자 합니다.

이 글은 한국운수산업연구원에서 발행하는 계간지 버스교통 2021년 여름호에 연재되었습니다.

 

1. 글로벌 자동차 제작 규정
세계 각 국가들은 저마다 다른 도로교통법과 자동차제작규정을 갖고 있었습니다. 지금도 국가별로 차이가 많이 있는데요, 이런 차이를 극복하기 위해서 글로벌 표준을 제정하여 운영하고 있습니다. 1958년 처음 공표된 글로벌 자동차제작 표준은 1998년에 유럽의 표준을 베이스로 해서 새롭게 개정이 되었는데요, 우리나라도 회원국으로 가입되어 있기 때문에 글로벌 표준을 따르면서 국내 자체규정을 적용하고 있습니다.

글로벌 표준과 나라별 규정 예시

글로벌

GTR: Global Technical Regulation

유럽연합

UNECE: United Nations Economic Commission for Europe

미국

인도

일본

중국

캐나다

한국

호주

FMVSS

AIS

JIS

Guobiao Standard

CMVSS

KMVSS

ADR


2. 글로벌 버스 제작 규정은?
승용차 시장은 수출입 물량이 많고 대부분의 제조사들이 한 국가에 머무르지 않고 글로벌 제조사로 발전해 나갔기 때문에 글로벌 표준에 대한 요구가 높았습니다만, 버스부분에 대해서는 아직까지도 지역별, 국가별 차이가 많습니다.
승용차에 비해서는 적은 생산 물량과 각 나라별로 버스를 사용하는 용도나 요구사항, 그리고 법규들이 천차만별이라서 버스메이커들은 해당 지역에 특화되어 발전해 왔습니다.
하지만 최근들어서 버스분야에서는 유럽의 표준제작규정이 전세계적으로 통용되고 있는 분위기인데요, 버스에 사용되는 각종 핵심 부품들이 독일 혹은 유럽에서 공급되고 있기 때문입니다. 우리와 이웃한 중국의 경우 일찌감치 유럽 스타일을 따르기 시작하면서 버스제조관련 기술과 국제적 경쟁력이 많이 상승하고 있습니다.

3. UNECE Regulations
유럽의회는 국가간 불공정 경쟁을 방지하고 국경 없는 도로교통을 원활히 하기 위한 취지로 자동차 제작에 대한 표준규정을 만들었습니다. 버스 제작에 대해서도 표준 규정을 마련하여 UNECE 표준규격에 의해 제작된 버스가 유럽 내 국가들에서 제약없이 판매되고, 운행할 수 있게 하고 있습니다. 버스제작에 대한 유럽 표준규격이 만들어지면서 동유럽의 국가들에도 저상버스가 보급되는 기회가 되었고, 대중교통 서비스질을 높이는 계기가 되었습니다.

일반 자동차에 적용되는 규정이 버스에도 똑같이 적용이 됩니다만, 추가적으로 버스 제작에 대한 특별한 규정이 UNECE R 36에 정의되어 있습니다. 너무 자세하게 다루면 내용이 복잡하고 어려워지므로 최대한 간단하게 중요한 항목만 소개해 보겠습니다.

UNECE R 36: 대형승합자동차 제작에 대한 규정
규정에 정의된 기본 용어 요약

적용 차량

22인 이상의 승객을 태울 수 있는 자동차로 전폭 2.3m 이상의 차량

차종구분

클래스 I

입석 승객을 허용하는 차량 (한국 예시: 시내버스)

클래스 II

기본 콘셉트는 좌석버스이지만 갱웨이(복도)에 입석을 허용하는 차량 (한국 예시: 시내좌석, 광역버스)

클래스 III

입석을 허용하지 않는 차량 (한국 예시: M버스, 고속버스, 관광버스 등)

트롤리버스

클래스 I, II, III으로 분류되는 차량 중에 외부 전력선에서 전기를 공급받으면서 운행하는 전기버스

굴절버스

둘 혹은 그 이상의 승객공간이 굴절연결부에 의해 하나로 연결된 형태의 차량. 굴절연결부는 분리할 수 없고 상시 고정되어 연결되어 있음.

저상버스

승객 입석공간 중에서 최소 35% 이상의 면적이 계단이 없는 저상면으로 이루어진 버스

서비스 도어

일반적으로 승객들이 승하차 할 수 있는 도어로 운전석에서 조작하여 열고 닫을 수 있는 도어

더블 도어

2개의 서비스 도어로 구성되어 동시에 2명의 승객이 승하차 할 수 있는 구조로 설계된 도어

이머전시 도어

비상시 탈출 용도로 사용하는 도어


많은 항목중에서 핵심적인 조항을 간추려 보겠습니다.
- 출입문 사이즈 관련 규정 (제5조 6항 3호)

 

 

 

클래스 I

클래스 II

클래스 III

비고

서비스 도어

(출입문)

유효사이즈

높이 (mm)

1,800

1,650

 

너비 (mm)

싱글도어 : 650

더블도어 : 1,200

더블도어는 출입문 2개로 인정

이머전시 도어
(비상탈출도어)

높이 (mm)

1,250

 

너비 (mm)

550

 

비상탈출창

면적 (cm²)

4,000

가로 최소 70cm

높이 최소 50cm

비상 해치

유효 면적 (cm²)

4,000

가로 최소 70cm

높이 최소 50cm

출입문과 비상탈출구에 대한 사이즈 기준이 표준으로 정해져 있는데요, 저상버스에 주로 적용되는 더블도어의 경우는 120cm로 규정이 되어 있으며, 동시에 2명의 승객이 승하차를 할 수 있으므로 출입문 2개로 인정이 됩니다. 비상탈출창문과 비상 해치에 대한 기준도 정해져 있는데요, 최소 사이즈가 규정되어 있어서 비상시 승객이 탈출 할 때 여러움이 없도록 충분한 공간을 확보하도록 하고 있습니다.


- 승차정원에 따른 출입문 설치 규정(제5조 6항 1호)

승차 정원

최소 출입문 수

클래스 I

클래스 II

클래스 III

23 - 45

1

1

1

46 - 70

2

1

1

71 - 100

3

2

1

> 100

4

3

1

사진: 승차정원 102명(35+66+1)인 시내버스는 출입문 4개가 필요하다. 메르세데스 벤츠 시타로 12m 시내버스
(사진: 승차정원 102명(35+66+1)인 시내버스는 출입문 4개가 필요하다. 메르세데스 벤츠 시타로 12m 시내버스)

유럽 표준규정에서는 승차정원에 따라서 출입문의 수를 규정해 놓고 있는데요, 보통 일반 시내버스의 경우 입석과 휠체어공간을 포함하여 100인승이 넘기때문에 4개의 출입문을 설치해야 합니다. 출입문 2개가 1개 세트로 구성된 더블도어를 사용하며 2명이 동시에 승하차 할 수 있도록 광폭으로 설치되어 있습니다.


- 승차정원에 따른 비상탈출구 설치규정

승차정원

비상탈출구

23 - 30

4

31 - 45

5

46 - 60

6

61 - 75

7

76 - 90

8

> 90

9

비상탈출구 설치 갯수에 관한 규정에서는 승차정원에 따라서 좀 더 세세하게 비상탈출구 갯수를 규정하고 있습니다. 일반적으로 독일에서 시내버스는 승차정원이 90인승을 넘기 때문에 비상탈출구를 9개 이상 확보해야 합니다. 창문이나 출입문 도어를 비상탈출구로 사용할 수 있는데요, 비상시 승객이 쉽게 작동해서 출입문을 열 수 있도록 장치하거나 창문을 깨고 탈출할 수 있도록 설치를 해야 하고 비상탈출유리창의 경우는 반드시 안전유리만 사용해야 합니다.

- 승차정원에 따른 비상해치 설치규정

승차정원

비상 해치

50명 미만

1

50명 이상

2


버스에 충분한 비상탈출구가 마련되어 있지만, 만약 버스가 전복되었을 경우에는 창문을 통해 탈출하기가 어려워지게 됩니다. 그래서 버스 천정에 비상 해치를 설치하도록 규정하고 있습니다. 승차정원 50명 이상의 경우는 최소 2개의 해치를 설치해야 해서 시내버스에는 천정에 2개의 비상 해치가 설치되어 있습니다.


- 출입문에 대한 기술적 요구사항

  • 모든 출입문은 실내와 실외에서 쉽게 작동할 수 있어야 하며, 외부에서 잠궈놓았을 경우에도 실내에서 잠금장치를 해제할 수 있어야 한다.
  • 출입문 외부 작동 스위치는 지면에서부터 180cm 아래에 위치해 있어야 한다.
  • 시속 5km/h 이하에서만 작동
외부에 설치된 비상스위치와 잠금장치 외부에서 열쇠로 잠궈도 실내에서 열쇠없이 잠금해제 할 수 있도록 설계

(사진 좌: 외부에 설치된 비상스위치와 잠금장치 / 우: 외부에서 열쇠로 잠궈도 실내에서 열쇠없이 잠금해제 할 수 있도록 설계)


- 답단 높이 (제5조 7항 7호)

 

차량 구분

클래스 I

클래스 II, III

지면으로 부터의
답단 높이

최대 높이 (mm)

(휠체어 미탑승 형식승인)

340

380

최대 높이 (mm)

(휠체어 탑승 형식승인)

250

(닐링 측정 허용)

320

(닐링 측정 허용)

최소 깊이 (mm)

300

버스 실내의
추가 계단 높이

최대 높이 (mm)

250

350

최소 높이 (mm)

120

최소 깊이 (mm)

200

- 모든 답단, 계단에는 미끄럼방지 표면처리가 되어 있어야 함
- 계단이 경사가 있는 경우 5%를 넘어서는 안 됨

사진: 휠체어 탑승이 가능한 저상시내버스, 닐링전 280mm / 닐링 후 230mm, 메르세데스 벤츠 시타로
(사진: 휠체어 탑승이 가능한 저상시내버스, 닐링전 280mm / 닐링 후 230mm, 메르세데스 벤츠 시타로)


버스 답단의 높이 규정은 340mm로 국내 규정과 동일합니다만 유럽에서는 휠체어 탑승이 가능하도록 형식승인을 하는 경우, 규정이 250mm로 대폭 강화되어 실제로 출고되는 시내버스 차량의 경우 닐링 후 200 ~ 230mm로 설계되어 있습니다.


- 핸드레일이나 손잡이는 실내 어느 곳에서든 양 팔을 움직였을 때 80cm ~ 190cm 높이에서 최소 2개 이상 닿아야 함 (제5조 12항)

사진: 실내 어느 곳에 있더라도 팔을 뻗었을 때 손잡이를 잡거나 정차벨을 누를 수 있도록 설계
(사진: 실내 어느 곳에 있더라도 팔을 뻗었을 때 손잡이를 잡거나 정차벨을 누를 수 있도록 설계)


- 정차벨 버튼은 눈에 잘 띄는 색상으로 실내 바닥에서 최대 1,200mm 높이 아래에 설치
우리나라 시내버스는 정차벨이 대부분 창틀에 설치가 되어 있는데요, 독일 버스들은 대부분 손잡이에 정차벨이 설치되어 있습니다. 손잡이 설치에 대한 규정도 우리나라보다는 까다로워서 승객이 어느 위치에 서 있든 최소 2개의 손잡이는 잡을 수 있도록 규정을 하고 있습니다. 또한 모든 손잡이에 정차벨이 설치되어 있다보니, 정차벨을 찾아서 굳이 이동하지 않아도 됩니다.


- 실내 승객석 바닥면의 최대 기울기는 8% (제5조 2항)
계단이 없는 저상버스는 차축이 있는 부분이나 엔진이 위치한 공간이 높아질 수밖에 없는데요, 버스 실내에 계단이 생기거나 지나치게 경사가 생기는 것을 방지하기 위해서 실내에 경사가 발생하는 경우 최대 8%로 기울기를 제한하고 있습니다.

- 승객석 기준 (제5조 7항 8호)
유럽 표준에서는 승객석에 대해서도 자세하게 규정하고 있는데요, 시트 방석과 등받이의 너비 및 높이 등에 대해서 규정을 마련해 놓고 있습니다.


(사진: 시트간격 최소 650mm, 시트방석 최소너비 400mm, 등받이 최소너비 250mm, 등받이 최소높이 650mm)

 

여러 가지 유럽 버스제작 표준규정을 살펴보았는데요, 한국과 비슷한 것도 있고 다른 것도 많이 있습니다. 마지막으로 한국 규정과 유럽규정을 간단히 비교하며 마무리 하겠습니다.

한국과 유럽 규정 간단 비교차트

항목

한국 규정

유럽 규정

▪전체 길이

▪9,000mm 이상

-

▪저상면 높이

▪340mm 이하

*단, 휠체어가 편리하고 안전하게 승하차 할 수 있는 법위 내에서 도로여건 등을 감안, 높이 조정 가능

*공차기준

▪340mm 이하 (휠체어 탑승불가)

▪250mm 이하 (휠체어 탑승가능)

*형식승인에 휠체어 탑승이 가능한 경우 닐링 작동 후 250mm 조건 적용

▪차실천장 높이

▪저상면 : 2,100mm 이상

▪뒷부분 통로면 :
1,900mm이상

▪통로면 : 1,900mm 이상

 

▪좌석 설치공간 :

좌석 방석면에서 900mm 이상

좌석 바닥에서 1,100mm 이상

 

▪출입문 유효폭

▪중간문:1,200mm 이상

▪앞 문:900mm 이상

▪더블도어:1,200mm 이상

▪싱글도어:650mm 이상

▪경사판

(Sliding Ramp)

▪경사도 1/12 이하

▪150mm 높이의 보도블럭에 펼쳤을 경우, 최대경사도 12% 이하

▪최소너비 800mm

▪차체 경사장치

(kneeling system)

60mm 이상 조절 가능

▪닐링 후 저상면 높이 250mm 이하

▪휠체어
탑승공간

▪휠체어를 이용하는 장애인 등 교통약자가 휠체어에 탑승한 채로 이동이 가능하도록 휠체어 탑승공간을 최소 2곳(중형은 1곳) 이상 제공할 것. 이때 탑승공간 내 휠체어는 앞보기로 장착 가능할 것

▪휠체어 탑승공간은 자동차 길이방향과 평행하고, 최소 750mm×1,300mm×1,400 mm을 가지는 수평면(±4.5°)일 것

▪휠체어 탑승공간의 설치는 [별표 2]의 저상버스 표준모델의 안전기준에 만족할 것

▪750mm×1,300mm×1,300mm

▪모든 방향으로 경사 8% 이하

▪차량 바닥에서 700~1,200mm 사이에 정차벨 설치

▪차량외부와 휠체어 탑승공간에 규정된 픽토그램 부착

▪휠체어
고정장치

▪휠체어 고정장치는 휠체어 탑승공간에 자동차 길이방향과 평행하도록 휠체어를 고정할 수 있는 고정장치를 설치할 것

▪휠체어 고정장치 및 후방지지대는 [별표 2]의 저상버스 표준모델의 안전기준에 만족할 것

▪250 daN ± 20 daN 힘으로 휠체어를 고정할 수 있어야 함

▪좌석 팔걸이

▪통로쪽 좌석에 설치

-

▪정차 벨

▪휠체어 탑승자와 어린이 등도 쉽게 누를 수 있는 위치에 충분한 개수 설치

▪정차벨 버튼은 눈에 잘 띄는 색상으로 실내 바닥에서 최대 1,200mm 높이 아래에 설치

▪행선지 표시

▪승객들이 쉽게 알 수 있도록 차량 전면 및 측면에 LED 전광판으로 설치

-

출입문

▪자동문으로 설치하되, 비상시 수동도 가능

▪도어끼임방지, 개문 발차 방지, 도어 오픈 방지, 발끼임 방지(커버 부착 등) 시스템 등 안전장치를 설치

▪승차정원에 따른 필요 출입문 수 :

23 – 45 : 1개

46 – 70 : 2개

71 – 100 : 3개

> 100 : 4개

▪시속 5km/h 이하에서만 작동

▪도어끼임방지, 개문 발차 방지

▪자동문의 경우 일정 시간 동안 승객 승하차 미 감지시 시각 및 청각 경고 후 자동으로 닫힘

 

[이 게시물은 최원호님에 의해 2022-03-05 14:46:36 리뷰 및 평론에서 이동 됨]

1 Comments

댓글목록

profile_image

연구님의 댓글

연구 작성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