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러분 안녕하세요? 버스라이프 540 버스강좌 시간입니다. 최근들어 화석연료를 사용하는 버스에서 배터리를 사용하는 전기버스나 수소전기버스로 빠르게 전환이 되고 있는데요, 그 중에서 배터리전기자동차와 수소전기자동차는 자동차 산업의 양대산맥으로 여겨지고 있으며, 서로 우위를 차지하고 대중화하기 위해 치열한 경쟁을 하고 있는 모습입니다. 오늘은 이 중에서 수소버스에 대해서 이야기를 하려고 합니다.
수소전기자동차에 대해서는 지난 몇년간 찬반여론이 매우 강했습니다. 초반에는 수소전기자동차에 대한 반대 여론이 상당히 강해서 자동차 메이커가 생산전략을 바꿔야 할 정도 였습니다만, 2021년 현재 기준으로는 수소자동차 상용화에 대한 회의적인 의견들이 많이 줄어들었으며 수소전기자동차 분야도 나름의 길을 찾아가고 있는 상황입니다.
버스라이프 540 버스강좌에서는 특별히 수소버스에 대해서 집중적으로 살펴보기로 하겠습니다.
수소버스개발 - 과연 멍청한 짓일까?
2~3년전만 하더라도 수많은 언론과 유튜버들이 수소전기자동차를 개발하는 것은 의미없는 일이라며 악평을 쏟아내었습니다. 그 이유인 즉은, - 이미 배터리전기자동차가 대세가 되고 있다. - 전세계 자동차 메이커 중에서 수소기술에 투자를 하고 있는 회사는 일본과 한국 뿐이다.
- 세계 최고의 유럽 자동차 메이커들도 수소자동차는 포기했다.
- 수소전기자동차는 너무 비싸서 가성비가 떨어진다.
- 수소를 생산하는 과정에 추가적인 오염이 발생한다.
- 수소를 생산하는데에 너무 많은 비용이 들어간다.
- 배터리전기자동차에 비해서 수소전기자동차가 갖는 메리트가 별로 없다.
하지만 시간이 지나면서 이러한 여론은 바뀌고 있는데요, 유럽발 수소전기자동차들이 속속 상용화되고 있기 때문입니다. 버스와 트럭을 선두로 수소전기자동차는 나름대로의 장점이 있다며 여론이 바뀌고 있는데요, 지금부터 버스라이프 540 버스강좌에서 수소전기버스에 대해 모든 것을 알려드리도록 하겠습니다.
수소전기버스란?
수소버스는 엄밀히 따져 전기버스의 한 종류입니다. 전기버스라는 큰 카테고리 내에 배터리전기버스, 수소전기버스로 구분을 할 수 있는 것이죠. 굳이 수소버스라고 하지 않고 수소전기버스라고 하는 이유는 수소를 엔진에서 태워서 동력을 발생시키는 수소연소자동차와 구분을 하기 위해서 입니다. 수소전기자동차(FCEV, Fuel Cell Electric Vehicle)
수소전기버스는 고압저장용기에 저장된 수소를 연료전지를 통해 산소와 반응을 시켜 전기에너지를 생성합니다. 여기서 생성된 전기에너지는 전기모터를 직접 구동시키거나 배터리에 저장을 하여 추후 다시 동력으로 사용할 수 있습니다.
(일러스트 - 수소전기버스 구조도면 / 도요타자동차 보도자료)
그렇다면 수소와 산소가 만나 어떻게 전기를 발생시키는 걸까요? 이 과정을 알기 위해선 수소전기버스의 핵심이라고 할 수 있는 연료전지에 대해서 알아야 합니다. 연료전지는 수소와 산소를 이용해서 전기를 만들어내는 핵심 장치인데요, 사용하는 촉매에 따라서 PEM(Polymer Electrolyte Membrane: 폴리머막을 전해질로 사용) 연료전지, SO(Solid Oxide: 세라믹과 같은 고체산화물을 전해질로 사용) 연료전지, MC(Molten Carbonate: 응용탄산염) 연료전지 등이 있습니다. 이 중에서 현재 가장 많이 사용되고 있는 것은 PEM 연료전지입니다.
중고등학교 화학시간에 졸지않고 수업을 잘 이해했다면 기억하실 겁니다. 수소분자 2개가 1개의 산소분자와 만나서 반응하는 과정에서 전기가 발생이 되고 그 결과로 2개의 물 분자가 만들어지게 됩니다.
2H₂ + O₂ = 2H₂O + 전기에너지 (일러스트 CC0 1.0, Wikimedia)
연료전지스택에서 전기를 생성하는 방법은 의외로 간단한 원리가 적용이 되는 거죠.
현재 수소전기자동차에 사용되는 수소 저장방식은 2가지 시스템이 존재합니다. 대부분의 승용차는 적은 공간에 최대한 많은 수소를 저장하기 위해서 700bar 용기를 사용하여 자동차를 제작하고 있습니다. 반면에 트럭이나 버스는 사용할 수 있는 공간의 제약이 비교적 적은 편이라서 350bar에 맞추어서 차량을 제작하고 있습니다. 좀 특이한 것은 현재 수소전기자동차 보급에 선두를 달리고 있는 한국과 일본에서는 버스에도 700bar 시스템을 사용한다는 것인데요, 700bar 의 고압을 사용하면 뭐 더 좋은거 아니냐라고 생각할 수 있습니다만, 실제로 수소가스가 저장되는 과정에서는 압력이 2배로 올라간다고 해서 2배 더 많은 수소를 저장할 수 있는 것은 아니구요, 350bar 보다 약 67% 정도만 더 저장할 수 있다고 합니다.
그래서 대형상용차의 경우는 350bar를 사용하는 것이 차량 가격도 낮추고 충전소 건설비용 및 운영비용도 낮출 수 있는 좋은 선택이 되는 것이죠.
수소충전소
자! 그러면 이번엔 수소충전소에 대해서 살펴봅시다.
앞서도 설명했듯 수소를 충전하는 방식이 현재 350bar와 700bar로 이원화되어 있습니다. 그래서 수소충전소도 350바 충전소 / 700바 충전소로 구분이 됩니다. 우리나라 한국에서는 현재 700바 시스템만 운영하고 있기 때문에 700바 충전소만 있지만, 유럽에는 350/700바를 모두 사용하고 있기 때문에 700바 충전소와 350바 충전소를 모두 볼 수 있습니다.
수소를 저장하는 방식에 따라서:
액체 수소 -273°C, 최대 16.5bar
기체 수소 20°C, 250/350bar
기체 수소 -40°C, 700bar
위의 세가지 방식으로 저장하는 것이 현재 일반적입니다.
따라서 350bar 수소충전소의 경우는 700bar 수소충전소에 비해 요구되는 기술적 수준이 높지 않다고 볼 수 있구요, 그로 인한 충전소 건설비용과 유지비용에 상당한 이점이 있음을 알 수 있습니다. 700바 충전소의 경우는 처음부터 700바로 저장하여 보관하고 있다가 자동차에 충전을 하거나, 250 혹은 350바로 저장하고 있다가 차량에 충전하는 과정에서 별도로 더 압축을 하여 충전을 하는 방법이 있습니다.
한국에서는 700bar 충전소만 있기 때문에 충전소를 분류할 때 수소를 외부공급이냐 자체 생산이냐에 따라서 off-site / on-site로 분류하고 있습니다만, 유럽의 경우는 풍력발전단지에서 잉여생산전기를 사용하여 수소를 생산한 뒤 공급하는 방향으로 가고 있으며, 350바/700바 충전소 2 종류로 운영되고 있습니다.
한국에서 알려진 바에 의하면 충전소 당 약 27억원 정도의 건설비용이 들어간다고 알려져 있는데요, 유럽에서는 시스템 구성에 따라서 13억 ~ 26억원 정도로 큰 차이가 있다고 알려져 있습니다.
국가명 | 운영중 | 건설중/계획중 | 비고 |
일본 | 146 | 2021.06월 기준 | |
중국 | 124 | 57 | 2020년말 기준, GGII |
독일 | 91 | 15 | 2021.06 기준 |
한국 | 72 | 2021.05월 기준 | |
미국 | 45 | 2021.01월 기준 | |
영국 | 11 | 2021.06 기준 | |
스위스 | 9 | 3 | 2021.06 기준 |
네덜란드 | 5 | 10 | 2021.06 기준 |
오스트리아 | 5 | 2021.06 기준 | |
덴마크 | 5 | 2 | 2021.06 기준 |
캐나다 | 5 | 2021.06 기준 | |
노르웨이 | 4 | 2021.06 기준 | |
스웨덴 | 4 | 2021.06 기준 | |
아이슬란드 | 3 | 2021.06 기준 | |
프랑스 | 3 | 2 | 2021.06 기준 |
벨기에 | 3 | 4 | 2021.06 기준 |
호주 | 3 | 2021.06 기준 | |
스페인 | 2 | 2021.06 기준 | |
이탈리아 | 1 | 2 | 2021.06 기준 |
라트비아 | 1 | 2021.06 기준 | |
에스토니아 | 1 | 2021.06 기준 | |
뉴질랜드 | 1 | 2021.06 기준 |
수소전기버스 현황
이번에는 전세계에서 생산되고 있는 수소전기버스에 대해 살펴보도록 하겠습니다. 먼저 우리나라에서 생산되고 있는 현대자동차 일렉시티 수소전기버스를 소개합니다.
한국 현대자동차 일렉시티 FCEV
(사진: 현대자동차 보도자료)
승차정원 | (인) | 48석(22+25+1) |
전장 | (mm) | 10,998 |
전폭 | (mm) | 2,490 |
전고 | (mm) | 3,420 |
연료전지(스택) | (kW) | 180 (90 × 2) |
수소탱크 | 용량 (L) | 875L (175L × 5개) |
수소총량 (kg) | 33.99 | |
충전압력 (bar) | 700 | |
모터 | 타입 | ZF 센트럴모터 |
출력 (kW) | 300 | |
배터리 | 타입 | 리튬 폴리머 |
용량 (kWh) | 78.4 (39.2 * 2) |
승차정원 | (인) | 79석(22+56+1) |
전장 | (mm) | 10,525 |
전폭 | (mm) | 2,490 |
전고 | (mm) | 3,350 |
연료전지(스택) | (kW) | 228 (114 × 2) |
수소탱크 | 용량 (L) | 600L (60L × 10개) |
수소총량 (kg) | ? | |
충전압력 (bar) | 700 | |
모터 | 타입 | 교류동력모터 |
출력 (kW) | 113 × 2 | |
배터리 | 타입 | 니켈수소 |
폴란드 솔라리스 Urbino Hydeogen
(사진: 솔라리스 버스 앤 코치 보도자료)
승차정원 | (인) | 37 + ?? + 1 |
전장 | (mm) | 12,000 |
전폭 | (mm) | 2,550 |
전고 | (mm) | 3,100 |
연료전지(스택) | (kW) | 70 |
수소탱크 | 용량 (L) | 1,560L (312L × 5개) |
수소총량 (kg) | ? | |
충전압력 (bar) | 350 | |
모터 | 타입 | ZF 트랙션 모터 |
출력 (kW) | 2 × 125 | |
배터리 | 타입 | 리튬이온 |
용량 (kWh) | ? |
벨기에 Vanhool A330 Fuel Cell
(사진: Vanhool 홈페이지)
승차정원 | (인) | 34 + ?? + 2 |
전장 | (mm) | 13,155 |
전폭 | (mm) | 2,550 |
전고 | (mm) | 3,420 |
연료전지(스택) | (kW) | Ballard 스택 85kW |
수소탱크 | 용량 (L) | 312L × 4개 |
수소총량 (kg) | ? | |
충전압력 (bar) | 350 | |
모터 | 타입 | 지멘스 |
출력 (kW) | 210 | |
배터리 | 타입 | 리튬티탄산 |
용량 (kWh) | 24 / 36 |
Wrightbus Streetdeck Hydroliner FCEV
(사진: Wrightbus 홈페이지)
승차정원 | (인) | 86 |
전장 | (mm) | 10,570 |
전폭 | (mm) | 2,520 |
전고 | (mm) | 4,400 |
연료전지(스택) | (kW) | Ballard FCVelocity |
수소탱크 | 용량 (L) | 1,120 |
수소총량 (kg) | 27 | |
충전압력 (bar) | 350 | |
모터 | 타입 | |
출력 (kW) | ||
배터리 | 타입 | |
용량 (kWh) | 48 |
수소전기버스 운행현황
2020년말 기준으로 유럽에서 운행중인 수소전기버스는 약 150여대 정도로 집계되고 있습니다. 2021년과 21년 이후에 도입이 확정되었거나 예정된 물량은 약 1,200대 수준으로 집계되고 있어서, 유럽 지역에서 수소전기버스가 앞으로 꽤 많이 보급될 전망입니다.
제가 있는 독일 비스바덴의 경우 2021년에 10대의 Caetanobus H2.City Gold 버스가 출고된 예정이며, 프랑크푸르트의 경우는 13대의 솔라리스 Urbino Hydrogen 버스를 주문한 상태입니다.
현재 독일에서 수소전기버스를 운행하고 있는 도시는 함부르크, 뮌스터, 퀼른, 부퍼탈, 비스바덴, 마인츠, 프랑크푸르트, 로스토크 등이 있습니다.
그외 영국 런던(London), 에버딘(Aberdeen), 버밍햄(Birmingham), 프랑스 오세르(Auxerre), 톨루즈(Toulouse), 스페인 바르셀로나(Barcelona), 네덜란드 에먼(Emmen), 그로닝겐(Groningen), 주위트홀란드(Südholland), 이탈리아 볼차노(Bozen) 등에서 수소전기버스 프로젝트를 추진중에 있습니다.
아시아권에서는 일본이 100여대의 수소전기버스를 운행하고 있으며, 우리나라에서는 2020년말 기준으로 77대의 수소버스가 운행중에 있습니다. 중국의 숫자가 좀 놀라운데요 2020년말 기준으로 약 4천여대의 수소전기버스가 운행중에 있는 것으로 집계되고 있습니다.
수소버스개발 - 과연 멍청한 짓이었을까?
그럼 마지막으로 처음 제시했던 수소전기버스나 수소전기자동차에 대한 불신에 대해서 다시 한번 따져보도록 하겠습니다.
1. 이미 배터리전기자동차가 대세가 되고 있다?
배터리전기자동차가 대세가 되고 있는 것처럼 보인 이유는 배터리전기차가 진입장벽이 낮기 때문입니다. 전세계적으로 수소연료전지스택을 직접 개발하는 회사는 몇 군데 밖에 되지 않습니다. 오래전부터 수소연료전지 기술에 투자를 했던 메르세데스 벤츠, Ballard, 현대자동차, 도요타 정도만 수소연료전지스택을 직접 생산할 수 있는 기술을 보유하고 있기 때문에 대부분의 자동차 메이커들은 신규로 수소연료전지스택을 개발하는 일에 투자를 하기 보다는 지금 당장 성과를 낼 수 있는 배터리전기자동차에 투자를 할 수 밖에 없는 상황이었던 것이죠. 하지만 최근 수소연료전지스택만 공급받아 바디빌딩을 하는 방법이 많이 활용되면서 수소전기자동차 생산이 증가되고 있습니다.
2. 전세계 자동차 메이커 중에서 수소기술에 투자를 하고 있는 회사는 일본과 한국 뿐이다. 세계 최고의 유럽 자동차 메이커들도 수소전기자동차는 포기했다.
그렇지 않습니다. 제가 SNS를 통해서 자주 했던 말인데요, 사실 유럽 메이커들은 그동안 발톱을 숨기고 웅크린 채 앞으로 뛰어나갈 준비를 하고 있었습니다. 유럽 최고의 메이커들이 수소전기자동차에 준비가 덜 된 상태에서 아시아발(현대자동차와 도요타) 메이커들이 수소전기자동차 부분에서 큰 성과를 내는 것을 최대한 억제해야 했기에, 각종 보도자료나 회사의 로드맵을 소개하는 과정에서 수소전기자동차에 상당히 소극적인 태도를 보여왔습니다.
하지만 메르세데스 벤츠, BMW 등이 수소전기자동차에 대한 어느 정도의 대응준비가 끝나면서 최근들어 적극적으로 대응을 하고 있으며 양산계획도 속속 발표되고 있습니다. 시장을 뺏길 것 같은 시점에선 소극적인 태도로 아시아 메이커들에게 아무도 안하는 바보같은 짓을 한다는 여론의 못매를 맞게 하였지만, 시장을 빼앗아 올 수 있을 것 같은 지금 시점에선 공격적인 로드맵과 행동을 보여주고 있습니다. 푸조/시트로엥도 수소전기자동차를 생산하고 있습니다.
3. 수소전기자동차는 너무 비싸서 가성비가 떨어진다.
양산이 되기 이전, 그리고 대중화되기 이전에는 가격이 비쌌던 것이 사실입니다. 하지만 점점 더 가격이 내려가고 있으며, 앞으로도 가격은 더 내려갈 수 있을 것으로 전망하고 있습니다. 배터리전기자동차도 초기에는 많이 비쌌던 것 처럼 결국은 생산량과 대중화 그리고 후속기술개발 여부에 따라 가격 하락이 이루어질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단순히 배터리전기자동차와 비교하면 가성비가 떨어진다고 생각할 수도 있습니다만, 장거리를 이동하는 버스나 트럭 입장에서 보면 배터리전기방식 보다는 수소전기방식이 훨씬 운영의 장점이 많을 것으로 판단하고 있습니다.
4. 수소를 생산하는 과정에 추가적인 오염이 발생한다.
수소를 생산하는데에 너무 많은 비용이 들어간다. 아직까지는 대부분 전통적인 방법에 의해 수소를 생산하고 있는데요, 천연가스를 개질하거나 정제과정에서 나오는 수소를 개질해서 생산을 하고 있습니다. 다른 방법으로는 바이오매스를 가스화하는 과정에서 수소를 얻거나 물을 수전해 하는 방법이 많이 알려져 있습니다. 그렇다보니 생산과정에서 추가 오염이 발생하거나 비용이 많이 들어간다는 단점이 있었는데요, 유럽에서는 풍력발전을 통해서 물을 수전해 하는 방법을 최적의 해법으로 생각하고 있습니다.
풍력발전의 최대 단점이 바람의 영향을 많이 받는 다는 것인데, 바람이 많이 부는 날은 전기가 많이 생산되는데, 소비는 적어서 전기가 남게되고, 바람이 적게 부는 날은 전력소비량에 비해 전기생산이 부족해지는 문제점이 있습니다. 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 기존에는 배터리저장장치를 사용하여 전기가 남을 때에는 배터리에 저장 했다가 전기가 모자랄 때 사용을 했었는데요, 배터리저장장치가 크기에 비해 효율성이 떨어지고 열이 많이 발생하는 문제가 있었습니다. 그래서 배터리 대신에 고안된 방법이 잉여 전기로 수소를 생산해서 저장하고 있다가 전기생산이 부족할 때 수소로 다시 전기를 생산하는 것이죠. 이 때 만들어진 수소로 풍력발전단지 자체 내에서 사용을 할 수도 있고, 규모가 큰 산업단지에 보내거나 수소전기버스를 충전하는 데에 사용을 할 수 있는 것이죠.
유럽의 경우 일찌감치 풍력발전에 투자를 많이 해왔기 때문에 풍력발전과 수소는 최고의 조합으로 여겨지고 있으며, 가장 경제적이고 오염없는 방법으로 수소를 생산할 수 있는 해법으로 여겨지고 있습니다.
5. 배터리전기자동차에 비해서 수소전기자동차가 갖는 메리트가 별로 없다.
일상적으로 자동차를 사용하는 패턴에서는 배터리전기자동차가 수소전기자동차에 비해 더 매력적일 수 있습니다. 하지만 주로 장거리를 이동해야 하는 업무용 차량에서는 수소전기자동차가 훨씬 매력적일 수 있는 것이죠. 서울에 있는 회사원이 대구로 회사차량을 이용하여 출장을 간다고 생각해 봅시다. 1분 1초를 헛되게 사용할 수 없는 출장업무에서 배터리 충전을 위해 2시간을 그냥 대기해야 한다고 생각하면 회사에서 업무용 차량으로 배터리전기자동차를 구매할 수 있을까요? 그래서 배터리전기자동차와 수소전기자동차는 각각의 영역이 있는 것이고 사용패턴에 따라서 선택될 수 있는 것이죠.
유럽의 경우 버스를 운영하는 방식이 한국과 많이 다른데요, 한국은 차고지가 곧 버스종점이며 출발지이기 때문에 1회 운행이 끝나면 다시 차고지로 버스가 돌아오게 됩니다. 잠깐 쉬는 시간동안 배터리 충전을 할 수 있겠죠. 유럽은 차고지는 말 그대로 차고지일 뿐이며 버스 종점은 차고지와는 상관없이 시내 각 지역에 분포되어 있습니다. 아침에 버스가 차고지에서 나가면 하루 종일 운행을 하다가 막차 운행이 완전히 종료되어야 다시 차고지로 돌아오는 시스템입니다. 그래서 중간중간에 충전을 할 수가 없기 때문에 배터리전기버스 보다는 수소전기버스가 이런 방식에서는 더 적합하다고 생각하고 있습니다.
물론 배터리 효율이 많이 좋아져서 1회 충전으로 500km 이상을 주행할 수 있고, 하루종일 버스노선에서 운행하는게 문제가 없게 되는 날이 올지도 모릅니다. 하지만 200~300대의 버스가 막차 운행이 끝나고 한꺼번에 차고지에 들어와서 동시에 충전을 한다고 생각해 보면 어떤 생각이 드시나요? 생각만해도 아찔합니다.
유럽의 경우 규모가 큰 운수회사가 많고, 운수/전기/상수도/쓰레기 처리를 그룹사로 하는 경우도 있구요, 시청 소속의 운수회사들은 특히 계열사로 전기회사를 보유한 경우가 많습니다. 시에서 풍력발전단지에도 투자를 많이 하고, 전기회사를 같이 보유하고 있다보니 풍력발전 -> 수소생산 -> 수소전기버스운행의 연결고리가 너무나도 자연스럽게 형성됩니다.
그래서 유럽에서는 여러모로 생각해 봤을 때 수소전기버스가 갖는 메리트가 크다고 할 수 있습니다.
향후 전략은?
우리나라가 수소경제를 일찌감치 선포하고 수소관련 원천기술을 확보한 것은 정말 잘 한 일 중에 하나였습니다. 수소연료전지 기술은 단순히 자동차에만 활용되는 기술이 아니라 산업단지의 전기공급원, 가정용 보일러, 비상전원발전시스템 등 사회 각 분야에서 활용할 수 있는 기술입니다. 유럽에서도 이런 다양한 가능성을 보고 사회 각 분야에서 활용할 수 있도록 개발되고 투자되고 있기 때문에 단순히 자동차 카테고리 하나로만 보고 판단하는 것은 조심해야 할 것입니다.
아무나 개발할 수 없는 수소연료전지 핵심기술을 가지고 있다는 것에 큰 자부심을 느끼고, 이런 기술을 크게 활용하고 세계 시장을 선도할 수 있도록 관심을 가져야 할 것입니다.
또한 현대자동차의 경우, 이미 개발된 수소연료전지스택을 자사의 자동차 생산에만 제한하여 사용할 것이 아니라, 세계 여러나라의 바디빌더와 협력하여 연료전지 시스템을 공급할 수 있도록 전략을 펼칠 필요도 있습니다. 이미 도요타의 경우 유럽의 바디빌더에게 연료전지스택을 공급하며 협력을 강화하고 있으며 시장을 선점해 나가고 있기 때문에 완성차 점유율 뿐만 아니라 연료전지스택 공급망 및 점유율도 향후 수소경제 전반적인 입장에서 본다면 큰 비중을 차지할 수 있을 것입니다.
마지막으로 한 가지 더, 국내 수소자동차 활성화 측면에서 본다면 과연 700bar 단일 시스템으로 가는 것이 유리한지 350/700bar 이원화 시스템으로 가는것이 유리한지도 고민해 볼 필요가 있다고 봅니다. 한국과 일본을 제외하고는 전세계가 모두 이원화 시스템으로 가고 있기 때문에 이 부분에서도 전략적 접근이 필요할 것 같습니다.
아무쪼록 우리나라가 현재 기술 우위에 있는 수소연료전지 분야가 세계 시장을 선도할 수 있기를 바라며 마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