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profile_image by- 최원호
  • 16 May, 20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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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원호의 독일버스이야기 #002] 면허 시험, 도로주행, 자격증 시험까지

이번 글에선 어떻게 시험을 보고 어떻게 도로주행을 하는지 등에 대해서 자세히 소개할까 합니다.
한국에선 그냥 운전면허 학원에 등록을 해서 공부도 하고 연습도 하고 시험도 보면 되지만, 독일은 문서의 나라, 절차의 나라 답게 단순히 운전면허 학원에 등록을 한다고 해서 되는게 아닙니다.

그럼 어떤 절차와 과정을 통해서 운전면허를 준비하고 시험을 치렀는지 차근차근 소개하겠습니다.

1. 면허학원에서 견적 보기

모든 운전학원들이 다 대형면허를 취급하는 것이 아니라서 대형면허를 연습할 수 있는 면허학원을 우선 찾아야 했고, 그 이후 비용이 얼마나 들어가는지 확인을 해야 했습니다. 비용견적을 받고 나서는 그야 말로 뒤로 자빠질 수 밖에 없었습니다.

견적금액은 7,228.80 EUR.
독일 운전면허증 B클래스 소지 후 2년이 지나지 않았기 때문에 총 89시간의 실기교육을 받아야 한다고 했습니다. 시간당 74.90EUR 가 책정이 되고, 교재, 기본 등록비 등 부대비용 포함하여 저 어마어마한 비용으로 견적이 나왔습니다. 자격증 시험 준비 코스는 1,498.00 EUR로 이 두개를 합치면 한국돈으로 1,000만원이 넘는 거액입니다. 

단지 버스면허를 따기 위해서 학원 비용으로만 천만원이 넘는 금액을 지불해야 하다니 그저 놀랄 수밖에는 없었습니다.

2. 경력 조율하기

독일 규정에 화물차 면허(C 클래스) 소지자는 D클래스에 응시할 때 교육시간이 44시간으로 단축되고 C 클래스 2년 이상 소지자는 22시간으로 교육시간이 단축이 됩니다. 저는 한국에서 대형면허를 오랫동안 소지하고 있었고 관광버스 운전까지 했었는데, 여기서 기초부터 89시간을 도로연수 하는 것은 너무 억울하고 비용도 만만치 않아서 반드시 이 부분에 대해서는 해당 관청과 조율을 해야한 했습니다.

면허학원에서는 시청 교통과에 가서 면제 판정을 받아오면 면제 시켜줄 수 있다고 했는데, 이 면제 판정을 받는 것이 생각보다는 쉽지 않았습니다. 한국 영사관에도 가야하고 ADAC에서 인증도 받아야 하고 시청에선 원론적인 답변만 해 줄 뿐이고. 독일어도 처음 배우는 시기였기 때문에 혼자서 해결하기엔 너무 어려운 일이었습니다. 지금 다시 하라고 하면 한 번 해봤기 때문에 아주 쉽게 처리할 수 있을 것 같지만 독일어 초보였던 당시엔 시청직원과 업무를 조율하는 일은 상당히 여러운 과제였습니다.

한국 영사관에선 1종 보통만 독일에서 인정을 해준다며 그 이외의 규정은 모른다하고, ADAC에선 한국 면허증 원본을 가져오라고 하는데 한국 면허증은 이미 독일 면허증 B 클래스(승용차) 면허로 교환해서 시청에 반납을 한 상태였고, 시청에선 한국 면허증 돌려줄 수 없다하고. 그야말로 총체적 난국이었습니다.

그렇게 약 3개월 동안 시청 담당 직원과 수차례 논의 하고 ADAC 직원과 여러차례 논의를 한 끝에 서로 합의점을 끌어내었고 영사관에서 다시 한번 번역 공증을 받는 일만 남았습니다. 영사관에선 안될 거라며 1종 대형에 대해 공증을 꺼려 했는데, 시청에서 해주기로 했으니 걱정말고 대형면허 그대로 번역 공증을 해달라고 부탁하여 진행을 했습니다. 추후 제 사례를 영사관에선 기록으로 남겨두어 한국 대형면허도 독일에서 독일 버스나 트럭 대형면허로 취득이 가능하다는 것을 인지하고 활용하게 되었습니다.

한국 영사관의 번역공증 : 말 그대로 한국 운전면허증을 독일어로 번역 된 것을 이상없다고 공증을 해주는 것입니다.
ADAC 한국면허 독일 클래스 인증 : 한국은 1종보통, 1종대형 식으로 분류를 하지만 독일은 B, C, D  등으로 분류를 하기 때문에 ADAC에선 번역된 한국 면허증을 토대로 한국의 면허증이 독일에서 어떤 차종을 운전할 수 있는 면허인지를 인증을 해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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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진설명 : ADAC에서 공증받은 문서, 한국 면허증이 독일 면허로 어떤 차종을 운전할 수 있는 지를 공증해준 문서 >

시청에서 받아들이다.
한국 영사관의 번역공증문과 ADAC의 인증 문서를 통해 시청에서 드디어 제 한국 면허가 독일에서 버스운전이 가능한 면허였다는 것을 인정을 해주었습니다. 이거 해결하는데에만 3개월이 넘게 걸렸습니다. ㅠㅠ 정말 긴 시간이었죠. 그렇다고 독일 관청에서 독일 면허증으로 바꿔주는 것은 아닙니다. 필기시험과 실시시험은 봐야 하는 것이고 의무교육시간만 면제를 해주는 것이라서 어차피 학원은 다녀야 합니다.

3. 응급 구조 교육 Erste Hilfe Kurs

면허학원을 다니기 전에 응급 구조 교육부터 받습니다. 응급 구조 교육을 반드시 이수를 해야만 시청에서 OK를 해주기 때문에 이것 없이는 면허시험을 볼 수가 없습니다.
한국에서 민방위 교육할 때 여러번 받았지만 정식으로 자격증이나 수료증 같은 건 없었기에 독일에서 다시 응급구조교육을 받아야 했고 정식 수료증까지 받았습니다.

4. 신체검사 (버스운전자용)

면허학원 다니는데 신체검사를 먼저하다니. 버스 운전면허는 승용차랑 달라서 신체검사도 승용차랑 다르고 일반 병원에서 신체검사를 받을 수 있는 것이 아니라 Arbeitmedizin 이라고 하는 전문병원에서 신체검사를 받아야만 했습니다. 소변검사, 피검사, 시력검사, 관절검사, 심폐기능검사 등등

특이했던 건 컴퓨터 화면에 나오는 화살표의 방향에 따라 키보드를 누르는 것과 동그란 원통 같은 곳에 얼굴을 넣은 후 빨간색 작은 불빛이 나올때마다 버튼을 누르는 검사는 한국에서 했던 기억이 없어서 기억에 많이 남습니다. 또한 시력검사 중에서 3D 입체 시력검사는 처음에 뭘 해야하는지 몰라서 한참을 틀리고 나서야 제대로 할 수 있었습니다.

5. 면허학원 다니기

면허학원 다니기가 이제서야 차례가 되었네요.
저는 의무교육이 면제 되었기 때문에 면허학원 등록 후 혼자서 스스로 공부를 해야 했습니다. 게다가 어학원 선생님 말투와 면허학원 강사선생님의 말투는 완전히 달라서 이론 수업시 무슨 이야기를 하는지 상당히 이해하기 어려운 게 많았고 버스면허 이론수업은 1주일에 한번 뿐이어서 도통 진도가 나가지 않았습니다.

하루 3시간 정도 수업을 하는데, 첫날 3시간동안 브레이크 계통에 대해서만 하고, 그 다음주에도 브레이크만 3시간. 이래서 언제 다 배울지 암울했던 기억이 납니다.
매일 매일 집과 어학원을 왔다갔다 하는 지하철, 버스에서 스마트폰 어플리케이션으로 필기시험 연습을 했습니다. 시험에 나오는 독일어도 어렵고 독일의 운전규칙도 한국과 다른 점들이 많아서 포기하고 싶다는 생각이 많이 들었던 시기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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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도 생생히 기억나는 것이 학원 들어가면 강의실 한쪽 벽면에 붙어 있던 버스/트럭 상용차 브레이크 계통을 설명하는 구조물이 상당히 인상적이었습니다. 단순히 그림으로 보여주거나 모형으로 설명하는 것이 아니라 실제 부품을 모두 사용하여 브레이크 계통 에어라인을 만들어 놨다는 것이 참 인상적이었고 실제와 똑같이 정상 작동하는 것이 더욱 놀라웠습니다.

버스에 사용되는 압축공기가 어떻게 만들어지고 어떤 과정을 통해 정제되어 에어탱크에 저장이 되고, 저장된 압축공기는 또 어떤 과정을 거처 분배가 되며 최종 브레이크 작동에 관여를 하는지 이해 할 수 있도록 실물을 만들어 놨더라구요. 보는 거야 즐겁지만, 문제는 어렵습니다.

필기시험 문제는 1점, 2점, 3점, 5점 등 다양하게 배점이 되어 있고, 틀린문제가 10점이 넘으면 탈락입니다.
처음엔 틀린 문제 점수가 50점~70점 까지 나와서 정말 우울했었는데, 공부한 지 두달째 되어가니 점점 줄어들어 틀린문제가 10점 이내로 들어오기 시작하였습니다. 5점짜리는 두 문제만 틀려도 탈락이 되기 때문에 5점짜리 문제는 반드시 맞춰야 했기에 더더욱 신경 써서 공부를 했습니다.

이론 수업 중 처음에 좀 어려웠던 부분은 교차로 통행 우선순위를 맞추는 문제였고, 버스 기술적인 부분에서도 처음에 상당히 여려웠습니다.
예를들어, 
1) 브레이킹을 할 때 0.7bar 이상의 에어가 소모되는 경우 왜 문제가 될 수 있는가?
2) 브레이크 에어 계통에서 브레이크 계통 1번 라인이 전 단계 혹은 후 단계에서 파손되면 차에 어떤 영향을 끼치는가? 혹은 3번 라인이 파손되면 어떤 영향을 끼치는가? 

6. 운전면허 필기시험

꾸준히 포기하지 않고 노력한 끝에 결국 운전면서 (D 클래스) 필기시험을 합격했습니다.
그런데 시험 보러 간 날은 상당히 집중을 할 수 없던 날이었습니다. 시험 보러 가기전부터 머리속이 복잡했고, 여러 해결해야 할 문제들이 있었기에 마음이 상당히 불편한 하루였습니다.
또한 시험을 보는 방식이 한국과는 달라서, 시험장소에 도착 후 번호표를 발급받고 번호가 호출되면 들어가서 시험을 보는 건데, 시험 볼 사람들이 동시에 들어가서 같은 시간에 시험을 보고 나오는 것이 아니라, 한 명씩 순차적으로 들어가서 시험보고 끝나면 또 한 명씩 나오는 방식이어서, 시험 장소에서 꽤 당황을 했었습니다. 

제 번호가 호출되고 시험실에 들어갔는데 이미 시험을 치르는 사람들이 있었고, 신분증 제출 후 시험 볼 컴퓨터를 배정받았습니다.
컴퓨터 앞에 앉아서 시험을 보려고 하는데 옆 자리에서 시험을 치른 여자분이 시험에 떨어졌는지 흐느껴 울기 시작하는 겁니다.
안 그래도 머리가 복잡해서 집중이 잘 안되는 하루였는데, 옆 자리에서 사람이 울고 있으니 시험에 집중하기란 여간 여러운 것이 아니었습니다. 

일단 문제를 다 풀고 검토하고 또 검토하고, 한 두 문제가 확실치 않아서 여러번 검토를 하였고, 결국 한 문제만 틀리고 합격 통지서를 받게 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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컴퓨터에서 시험 완료를 클릭하면 바로 채점이 되고 감독관 컴퓨터에 성적이 표시됩니다. 감독관은 시험성적표를 출력을 해주는데요, 어떤 문제를 틀렸는지 성적표에서 확인을 할 수 있습니다. 저의 경우는 버스면허 D클래스였기 때문에 운전면허 기본문제는 총 10점이 배정되었고, 버스에 관련된 문제가 30점이 배정되어 있습니다. 그 중에서 버스 기술적인 문제가 총 15점으로 가장 많이 배정되어 있음을 알 수 있습니다. 저는 도로표지판에서 한 문제 틀려 3점 감점이 되었습니다.

7. 실기 연수

필기시험 합격 후 별도로 실기 연수를 할 수 있는 날짜를 예약을 했습니다. 아무때나 하고 싶다고 되는게 아니라 강사 선생님의 스케쥴에 따라서 시간을 배정받을 수 있어서 일주일에 한번 혹은 두번만 연습을 할 수 있었습니다. 제가 비용을 지불한 시간은 13.3시간으로 그 시간만 실기 연수를 하고 시험을 봐야 해서 집중해서 연습을 해야만 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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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일와서 처음으로 벤츠버스를 운전하던 날이었습니다. 벤츠버스에 대한 감동도 잠시, 운전은 어디가서 못 한다 소리는 듣지 않는데, 강사선생님 태우고 운전을 하려니 여간 긴장되는게 아니더라구요. 게다가 한국 버스와 독일 버스가 다르기 때문에 거기에 적응하는데도 시간이 좀 걸렸구요.

강사선생님이 가라는 대로 운전을 했는데, 막다른 길로 들어가면 어떡하냐고 혼나고, 교차로 우선순위 틀렸다고 혼나고, 스쿨존에서 속도 안 줄인다고 혼나고, 전고 3m 차량만 통행할 수 있는 길 미리 못 알아봤다고 혼나고, 화물차 통행금지 표지판 있길래 멈췄는데 버스는 갈 수 있다고 혼나고, 정류장에 바짝 안붙였다고 혼나고, ㅠㅠ
이건 뭐. 한국에서 운전할 땐 표지판을 거의 안보기 때문에 처음 독일에서 운전할 때 표지판 보는 게 가장 힘들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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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 교차로 마다 표지판을 보고 누가 우선인지 판단해야 하고, 버스가 들어갈 수 있는 길인지 아닌지도 판단해야하며, 속도제한 특히 30km/h

연습주행 도로는 정해진 구간 없이 강사 선생님이 가라고 하는 대로, 시내구간, 시외구간, 고속도로도 주행을 했습니다. 동네 지리 자체를 모르기 때문에 운전하면서 어디가 어딘지, 어느 방향으로 가는지 알 수가 없어서 무척 답답했던 시간이었고, 도로연수 외에 렌트카를 빌려서 개인적으로 도로와 방향, 표지판 익히는 데 추가적인 시간을 할애 했었습니다.

그리고 강사선생님이 참 고마웠던 것은 제가 실기연수를 할 수 있는 시간이 13.3시간 뿐이었는데, 그 짧은 시간 동안에 다양한 조건과 다양한 도로환경을 모두 경험할 수 있도록 코스를 짜고 연습을 시켜주셔서 힘들었지만 나름 많은 공부가 되었던 시간들이었습니다. 하루 연습할 때마다 3시간 정도를 운전했기 때문에 일주일에 한번씩 3주간 연습하고 시험 바로 전날 하루 연습하는 스케쥴로 교육을 시켜주셨습니다. 틀린 부분은 가차없이 지적하고 다양한 상황을 시뮬레이션 하여 알려 주셨기에 짧은 시간 동안 많은 것을 배울 수 있었습니다. 

8. 실기 시험

실기 시험 보는 날, 크게 긴장은 안했지만 감독관이 까다로운 분일지, 아님 작은 실수는 용납해 주는 유도리 있는 감독관일지 걱정이 많이 되었습니다. 독일은 자동차 운전 하기 전에 Abfahrtkontrolle라고 하는 자동차 사전점검이 있습니다. 매 번 운전하기 전에 이 사전점검을 의무적으로 해야 하며 시험을 볼 때에도 이게 적용이 됩니다.

Abfahrtkontrolle (운전 전 자동차점검)시엔 각종 등화가 작동하는지, 차량 내 외관엔 손상이 없는지, 휠/타이어 상태 점검, 냉각수/오일류 점검, 비상시 필요한 도구들이 모두 준비되어 있는 지, 운행기록계 준비 등 여러가지를 점검해야 합니다.

실제 시험을 볼 때엔 감독관이 시험문제 카드 10장을 주는 데 그 중에서 한 장을 선택하면 뒷면에 시험문제가 적혀 있습니다.
시험문제의 예는 다음과 같습니다.
1. 디지털 운행기록계에 표시되는 각종 심볼에 대해 설명하시오.
2. 가속페달, 브레이크 페달 등이 장애물에 걸리는지 체크하시오.
3. 타이어상태, 압력, 마모도 등을 체크하고 장착된 타이어에 대해 설명하시오.
4. 경적, 헤드라이트, 비상등, 사이드마커등, 상향등 작동 상태를 체크하시오.
5. 연료탱크, 연료라인의 상태를 체크하시오.
6. 비상 시 사용하는 삼각대, 비상램프, 응급구조상자를 체크하시오.
7. 출입문 작동 상태를 체크하시오

10장의 카드가 모두 다른 문제이기 때문에 평상시 차량 점검을 일상화 해야 실제 시험시에 혼동되지 않을 수 있습니다. 예를 들어 시험 문제에 냉각수 상태, 발전기 정상 작동여부 등을 체크하라고 하면 엔진룸 열어서 어떤 장치가 발전기이고 왜 정상작동 되고 있는지 설명을 해야 하기 때문에 평소 차량을 자주 점검하고 어디에 어떤 장치가 붙어 있는지를 알아 놔야 합니다. 베터리 상태 체크하라고 했는데 차량 배터리가 왼쪽 화물함에 있는지 오른쪽 화물함에 있는지 차량 마다 다르기 때문에 버스의 경우 평소 습관화 되어 있지 않으면 혼동하기 쉽습니다.

제가 선택한 카드에는 냉각수, 발전기, 냉각수 계통을 체크하라는 문제가 있어서 엔진룸 열고 냉각수 보조탱크는 여기 있고 냉각수 상태는 지금 Min과 MAX 사이 정상 범위에 있으며 냉각수 라인을 따라서 누수 흔적이 없음을 설명하고 라지에이터에서도 냉각수 누수는 없음을 설명하였습니다. 6개 문제는 독일어 문장을 이해하는 데 큰 어려움이 없었는데 1문제가 모르는 단어가 있어서 틀린 뻔 했으나 독일어 단어를 모르겠다고 사실대로 말 한 후 단어에 대한 설명을 듣고 나서 문제에 대한 답을 정확히 답변 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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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기시험 시 한번 실수를 하였는데, 독일은 보통 좌회전 신호가 따로 없고 직진 신호에 좌회전을 같이 하기 때문에 진직신호에 교차로에 진입한 후 상대편 차가 오지 않으면 좌회전을 합니다. 그런데 그 교차로에는 좌회전 전용신호가 있는 겁니다. 다행히 정지선을 넘기 전에 발견하여 급하게 차를 세웠는데, 감독관 시야에선 정지선을 넘은 것으로 판단하여 감점이 있었습니다. 만약 좌회전 신호를 못 봤다면 그 자리에서 불합격 되는 건데 늦게라도 봤으니 천만 다행이었죠.

그 외엔 실수한 것이 없어서 시험 종료 후 감독관이 해당 실수에 대해 설명을 해 주었고 최종적으로 더 큰 감점요인이 없었기에 합격 통지를 해주었습니다. 한국과 다른 것은 그 자리에서 기존 면허증을 반납하고 감독관이 바로 새 면허증을 발급해 주는 것이 한국과 달랐습니다. 이미 감독관은 시험 전 새 면허증을 가지고 오셨고, 합격이면 새 면허증을 주고 불합격이면 그냥 돌아가는 그런 시스템인 것 같았습니다.

어쨌든 새로운 면허증을 들고 기념 촬영을 딱~~~
 

9. 버스운전자 자격시험

무슨 시험을 이리 많이 봐야 하는지. 그래도 필기시험 합격, 실기시험 합격. 모두 한방에 합격 했기에 그 여세를 몰아서 버스운전자 자격시험도 합격할 수 있도록 죽어라 공부하였습니다. 버스운전자 자격시험은 EU 공통 법규에 의한 것으로 전 독일에서 시험을 보는 거라서 독일어로 공부하고 독일어로 시험을 치르게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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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재를 받은 순간. 이걸 정말로 다 공부를 해야 하는 건지 의문이 들 수 밖에 없었습니다.

장갑이랑 비상조끼까지 주는 걸 보니 진짜 실습도 하는 구나 하고 생각이 들었습니다. 뭘 어떻게 대단하게 실습하길래 장갑이 보통 장갑이 아니죠.
두꺼운 교재는 버스/트럭 공용으로 배우는 내용이고 그나마 조금 얇은 책은 버스운전자 전용 주제로만 구성된 책입니다.
버스/트럭 공용 주제는 브레이크 계통 및 대형차량 기술부분. 그 다음으로는 운전 물리학, 파워트레인의 최적 활용, 대형차 관련 법규 및 운전규정, 운전 중 혹은 근무중 사고 및 예방, 밀수/밀입국, 신체 손상 및 사고예방, 신진대사 및 신체건강, 비상시 대처 등으로 기술적인 부분 부터 개인 신체 건강 부분까지 골고루 있습니다.

버스 전용 교재에는 승객 안전과 편안함 제공, 적재물 안전 및 무게중심, 버스운송과 관련된 법규, 긍정적 이미지 형성, 경제적인 운송 및 운송업, 사고예방, 사고시 비상조치(버스 심화 주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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객관식으로 나오는 문제는 그나마 맞출 확율이 25% 이지만 서술형 문제의 경우는 내용을 확실히 이해하고 있어야 문장을 써 낼 수 있어서 독일어 초보자 입장에는 상당히 난이도가 높을 수 밖에는 없었습니다. 다행이도 1개월 집중 교육 후에 시험 볼 때까지 한 달의 여유가 있어서 그 때는 어학원을 그만 두고 매일 도서관에 나가 하루종일 버스운전 자격시험 준비에만 몰두를 했습니다. 아마 이런 준비시간 없이 바로 시험을 치렀다면 합격하지 못했을 것 같은 생각이 듭니다.

저는 정말 어렵게 공부하고 시험을 봤지만 독일어가 모국어인 사람들에겐 쉬운 시험일 수도 있을 것입니다. 혹은 한국에서 면허 따고 버스운전자 자격시험을 보는 분들도 비슷한 난이도로 시험을 치를 수도 있구요.

하지만 제가 독일에서 피부로 체감하는 시험의 난이도나 평가 방식은 한국 보다는 훨씬 높게 느껴졌기에 지금도 시험 합격과 그 동안 들인 노력에 대해 스스로 많은 자부심을 느끼고 있습니다.

어쨌든 이런 모든 과정을 거친 후 최종적으로 손에 들게 되는 건 아래와 같이 버스를 운전할 수 있는 운전면허증과 디지털 운행기록계용 개인 운전자 카드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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버스면허 D클래스, 버스운전자격(95) 모두 5년 유효기간의 한정면허이지만 그래도 1년 고생해서 독일에서 면허와 자격을 취득했으니 큰 일 치렀습니다. 제가 계획한 일 중에서 가장 기본이 되는 자격을 취득하였으니 이제 취직하고 자리 잡는 일만 남았습니다. 외국인으로써 노동허가도 없는 사람이 취직을 할 수 있을지는 미지수 입니다만, 어쨌든 계획한 일 하나 마무리 했으니 큰 산 하나 넘은 것이나 다름이 없습니다.

처음 독일 오기 전엔 아무리 길어봐야 3개월에서 6개월이면 운전면허를 끝낼 수 있을 거라고 생각했으나 실제로는 훨씬 더 오래 걸린 거의 1년짜리 프로젝트가 되어 버렸더라구요.
독일에서 저 처럼 버스를 운전하실 분은 안계시겠지만 혹시 나중에 생기면 그 때는 제가 잘 가이드를 해 드릴 수 있을 것 같습니다.
긴 스크롤의 압박에도 끝까지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다음 편엔 취직과 구직활동 과정에서 생긴 에피소드를 정리해서 올릴까 합니다. 다음편도 많이 기대해 주세요.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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